- 요동치는 열린우리 - 보건복지부 장관

열린우리당 내 친노(親盧) 직계 의원들이 10일 모임을 갖고, 유시민 의원 입각에 반대하며 노무현 대통령 면담을 요구한 초·재선 서명파,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김근태 의원계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당내 친노파가 당내 양대 계파인 정 전 장관측과 김 의원측을 싸잡아 공격한 것은 처음이다. 이 같은 여당 내 계파 간 대립은 2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정동영·김근태계 비난

이광재·이화영 의원 등 친노 386의원들이 주축인 신의정연구센터는 10일 모임을 갖고, ‘2·18 전당대회에 임하는 입장’을 밝혔다. 의정연은 당권파로 대변되는 정동영 전 장관계를 겨냥, “지난 2년간 당을 운영하고 주도해 오면서, 중우(衆愚)적 포퓰리즘으로 당의 혼란과 위기를 초래한 책임이 있다”고 했다. “당 위기의 직접 당사자이므로 이번 전당대회에서 심판받을 대상”이라고도 했다.

▲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오른쪽)과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여성위원회 신년인사회에 참석, 손을 잡은 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또 재야파로 대변되는 김근태 전 장관계에 대해서는 “도덕적 이상주의와 순혈주의에 빠져 개혁 지상주의의 목소리만 컸지, 정작 어떤 역할과 책임을 다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배타적·폐쇄적인 계파가 시대정신을 대변할 순 없다고도 했다.

대신 의정연은 경남지사 출신으로 지난 2003년 말 한나라당을 떠나 여당에 입당한 김혁규 의원을 당 의장 후보로 내세우겠다고 했다. 그동안 침묵하고 있던 다수의 중도파가 당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도 했다. 전당대회가 정·김 두 사람의 대선 전초전으로 가는 것을 막고, 독자적 활로를 찾겠다는 것이다. 김종률 의원은 “제대로 된 개혁적 실용주의, 합리적 중도주의를 지향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 전 장관측은 “진의를 파악한 뒤 대응하겠다”고 했고, 김 의원측은 “잘하라는 충고로 알겠다”고 했다.

◆서명파에 반격

의정연은 전날 노 대통령과의 면담과 당·청(黨·靑) 관계 전면쇄신을 요구한 초·재선 서명파 의원들도 비판했다. 의정연은 “이런 식으로 외부에 공개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는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논란을 확산시킬 게 아니라 정리·봉합해야 한다고 했다. 의정연 간사인 이화영 의원은 “초·재선 의원들이 합리적 근거도 없이 비판만 하고 있다”고 했고, 윤호중 의원은 “서명파들이 당·청 간 문제에 대해 깊이 이해하지 않고 표면적 현상만을 놓고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일부 의원은 “노 대통령 임기가 2년이나 남았는데 왜 저러느냐”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도 했다. 그러나 서명파인 안영근 의원은 “대통령 비서 출신들 얘기 아니냐”면서 “노 대통령과 면담을 성사시킬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