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위해 거액의 돈을 들여 새 단장을 했던 마라카낭은 2016년 리우올림픽 개폐회식과 축구 결승전,리우페럴림픽 등이 치러졌던 세계적인 관광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 마라카낭 경기장의 좌석들은 약탈자들에 의해 부서져 있고 그라운드는 관리를 못해 황폐해져 버렸다. 게다가 전기세 체납 때문에 리우데자네이루 주 정부와 리우올림픽조직위원회 사이에 분쟁이 일어나 관광객들의 출입마저 금지된 상태라고 한다.
박태환이 출전했던 수영경기장도 흉측한 모습을 드러냈다. 보조 수영장은 썩은 물이 고여 있고, 브라질의 예술가 아드리아나 바레자우가 그린 벽면의 태피스트리는 넝마처럼 찢어져 방치돼 있다.
축제는 잠시…. 비용은 천문학적
우리나라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했다. 당시만 해도 올림픽 유치는 국가브랜드 향상과 전 세계적인 이목이 쏠리는 홍보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개발도상국이었던 한국으로서는 비용이 들더라도 투자해볼 만한 이벤트였다.
하지만 갈수록 늘어나는 천문학적인 비용 때문에 올림픽 유치전은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도시가 유치 주최인 만큼 선진국일수록 도시민들의 반발이 커져 쉽지 않다. 2018년 개최를 놓고 평창과 경쟁했던 독일 뮌헨이 주민들의 거센 반대로 유치에 실패했고, 미국 보스턴이 2024년 하계 올림픽을 유치하려다가 최근 포기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납세자 입장에서는 올림픽의 열정보다는 당장 내 지갑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리우가 주는 교훈. 깊어가는 평창의 고민
1년 뒤에 열릴 평창동계올림픽의 총 예산은 11조4,000억여 원이다. 이 가운데 철도·도로에 9조4,671억 원, 미디어촌·방송센터 건립 등에 1조 637억 원, 그리고 12개 경기장을 새로 짓거나 보완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8,463억 원 가량이다.
현재까지 12개 경기장 중 대부분은 자치단체, 민간 기업, 대학교에 위탁 운영하기로 결정됐고,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시설은 아직 미정이나 국가 지원을 전제로 한 지속적 협의가 진행되는 중이긴 하지만, 여전히 뚜렷한 방안은 찾지 못하고 있다.
평창 올림픽 경기장들의 활용 방안은 유치 직후부터 고민거리였다. 브라질과 모든 면에서 유사하지는 않지만, 우리나라도 정치 경제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리우올림픽 경기장들의 운명과 비슷한 사태를 막기 위한 대비책을 찾을 수 있을지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