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의 외교갈등 문제로 이어진 경기도의회의 ‘독도 평화의 소녀상’ 설치 추진을 위한 모금운동이 실정법 위반 논란을 빚고 있다. 19일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및 그 소속 기관·공무원 등은 기부금품을 모집할 수 없다”며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상 지방의회 의원도 공무원 범위에 속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모금운동의 적절성 여부 등을 묻는 경기도의회에도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
기부금품의 법적 정의는 반대급부 없이 취득하는 금전이나 물품인데 모금도 기부금에 해당된다는 게 행자부의 설명이다. 현행 기부금품법에는 이 같은 행위에 대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무원의 기부금품 모집을 제한한 이유는 자발적이야 할 모금행위가 자칫 강요로 변질돼 시민들에게 준조세 납부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한·일 양국의 외교갈등에 국내 갈등으로까지 확산된 이번 모금운동은 결과적으로 실정법 위반 요소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도의원으로 구성된 도의회 연구모임인 독도사랑·국토사랑회는 지난 16일부터 도의회와 독도에 평화의 소녀상을 각각 세우기 위해 7000만원을 목표로 모금운동에 돌입한 상태다. 현재 도의회 1층 로비에 모금함 1개를 설치해 두고 있다. 앞으로 도 내 31개 시·군 지역상담소와 시·군청 로비 등에도 모금함을 설치해 소녀상 건립비를 모을 예정이었다.
이와 관련, 모금운동 주체인 독도사랑·국토사랑회 민경선(민주당·고양3) 의원은 “현재 유권해석을 의뢰한 상태인데 (도의회가) 모금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하면 민간 차원으로 이전해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관심이 높은 독도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이대로 중단할 수는 없고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 계속 추진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수원=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