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 현대·기아자동차의 친환경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과 니로 하이브리드가 내년부터 시행하는 새 연비측정법에 의한 배기가스를 측정한 결과 미세먼지 배출량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가솔린과 디젤 등 내연기관차와 별다른 차이를 없어 친환경 브랜드라는 이름을 무색하게 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 최대 자동차클럽 아데아체(ADAC)는 최근 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기아차 니로 하이브리드를 비롯해 총 45개 차종에 대해 내년 9월부터 시행하는 새 연비측정법(WLTP)에 따라 배기가스를 측정한 결과를 발표했다. 실험 대상은 디젤 26개, 가솔린 11개, 하이브리드 4개, 전기 3개, 가스 1개 등 총 45개 차종이었다.
이 가운데 9개의 가솔린 차량이 새로운 기준의 미세먼지 배출 기준을 초과했고, 친환경차인 아이오닉과 니로도 이 부분에 이름을 올렸다. 아이오닉과 니로는 같은 불합격 차량인 폭스바겐 티구안 1.4 TSI보다 2배 많은 미세먼지를 배출했다. 이번 실험의 불합격 차량 모두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디젤차와 마찬가지로 가솔린차 역시 후처리 장치를 장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으로는 디젤 15개 차종 모두 기준치를 초과했고, 가솔린 모델로는 유일하게 오펠 코르사만 기준을 넘겼다. 국산차로는 현대차 i20, 현대차 i140 왜건, 기아차 옵티마(K5) 스포츠왜건, 쌍용차 코란도 2.2 등이 이름을 올렸다.
아데아체는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를 하나로 묶어 유해물질로 지칭하고, 여기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따로 채점해 100점 만점 기준으로 '에코테스트'의 최종 순위를 발표했다.
순수 전기차 BMW i3가 유일한 100점 만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토요타 프리우스 하이브리드, 닛산 리프, 스코다 옥타비아 가스차, 토요타 야리스 하이브리드가 뒤를 이었다.
아이오닉은 유해물질 21점, 이산화탄소 38점을 합한 총점 59점으로 13위에 올랐고, 니로는 2점 낮은 57점으로 14위를 기록했다. 쌍용차 코란도 2.2는 전체 45개 차종 중 가장 낮은 총점 1점으로 최하위에 그쳤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모델이 전반적으로 좋은 결과를 낸 가운데 아이오닉과 니로의 결과는 유럽 소비자 사이에서 친환경 이미지에 금이 갈 수도 있는 것"이라며 "미세먼지 걱정을 덜어줄 친환경차 마케팅을 펼쳐온 만큼 후처리 장치 등을 새로 장착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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