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충남 공주의 고등학생들이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의 해원(解寃)을 위한 비석을 세웠다.
공주 영명고등학교 등 공주시내 8개 고등학교 학생회는 23일 중동 영명고 교정에서 '위안부 피해자 해원비' 제막식을 했다.
학생들은 일본 우익 정치인들이 위안부에 대한 망언을 쏟아내고 우리 국민의 일제 강점기에 대한 역사인식이 흐릿해진 상황을 타개하고자 '제2의 3·1운동을 벌이겠다'는 의지로 해원비를 건립하게 됐다고 밝혔다.
영명고 학생들은 교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신대 문제에 대한 인식조사를 하던 중 80%가 넘는 학생들이 위안부 할머니의 고통과 아픔에 대해 모르고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학생들은 친구나 학생회 활동을 하는 다른 지역 학생을 통해 전국 12개 지역의 학생을 대상으로 다시 조사를 했고, 역시 비슷한 결과가 나온 것을 보고 위기감을 느꼈다.
그러던 중 일본 우익 정치인이 미국 뉴저지에 있는 '위안부 기림비'를 철거하라고 요구했고, 이에 대해 우리 정부의 뚜렷한 대응이 없자 공주시 학생회 연합회 차원에서 위안부 기림비 설립 서명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서명 운동에는 공주시내 학생과 시민 4천276명이 참여했다. 1천원, 2천원의 소액부터 50만원이라는 거액에 이르기까지 학생, 학부모, 동문, 교사, 심지어 학교 앞 가게 주인도 가세해 모두 500여만원을 모았다.
- 공주 고교생들 '위안부 해원비' 세워
- (공주=연합뉴스) 충남 공주 영명고등학교 등 공주시내 8개 고등학교 학생들은 23일 위안부 할머니들의 원을 풀어주기 위한 '위안부 해원비'를 세웠다. 이들은 비를 세우기 위해 서명운동을 벌이고 500여만원을 모금했다. 2012.7.23 << 지방기사 참고, 공주 영명고등학교 >> emily@yna.co.kr
해원비 건립추진위원장 장재영(18·영명고 3)군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과 슬픔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 함께 나누기 위해 해원비를 세웠다"며 "과거의 아픈 역사를 잊지 말아야 밝은 미래를 열 수 있다고 배웠기에 실천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주시 학생회연합회는 참여하지 않은 2개 학교의 동참을 설득하고, 해원비의 홍보활동을 비롯, 정신대 위안부 피해자 지원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망언이 계속되면 일본을 방문해 항의 서한을 전달하는 등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제막식 이후에는 '제1회 영명학술제'가 열려 전국 23개 학교 학생들의 연구활동 결과가 발표됐다.
이날 학생들은 '정신대 위안부에 대한 학생인식조사와 위안부 해원비 설립활동보고', '이베이(e-bay)를 활용한 무역활동',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활용한 로봇제작' 등 20여편의 논문과 활동보고서를 발표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07/23 14:5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