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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병사 母에 성관계 요구한 헌병···다시 화제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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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서 아들을 잃은 어머니에게 헌병대 수사관이 성관계를 요구한 충격적인 사연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사건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군에 입대한 이등병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군 헌병대는 1차 조사에서 자살로 결론 내렸지만 사망자의 어머니는 재수사를 요청했다.

아들이 부대 선임병으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고, 사건이 벌어진 날에도 해당 선임병과 갈등이 있었다는 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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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병대는 2차 조사에 들어갔다.

재조사를 맡은 헌병 수사관(2010년 원사로 전역)은 이등병의 어머니에게 노골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했다.
 
헌병 수사관이 숨진 이등병 어머니에게 보낸 문자
'때론 친구, 때론 애인으로 만나고 싶어. 무덤까지 비밀로 지키기로. X도 하고 싶은데 어쩌지.

좀 전 문자, 왜 답 안 해. 빨리 답해. 때론 애인처럼 X하고 싶은데 어쩌지. 뒤끝 없이 화끈하게.

뭘 생각해본다는 거야. 결정하면 되지, 쫀쫀하긴. 죽으면 썩을 몸, 즐겁게 사시오. 후회 말고.
상상할 수 없는 패륜이었다.

이등병의 어머니는 아들의 사망 원인을 밝혀줄 수사관을 상대로 강하게 대처하지 못해 대답을 피하면서 시간을 끌었다.

결국 재조사도 자살로 종결됐다.

가슴에 묻었던 이 사연은 2013년 10월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광진 의원을 통해 알려졌다.

당시 국방부는 어머니가 아들의 순직 처리를 해주지 않아 억지 주장을 하는 것이라며 부인했다.

하지만 이 사실이 공개된 뒤 문제의 헌병 수사관이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잘못했다'고 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제서야 국방부는 대변인 명의로 이등병의 어머니에게 공식 사과했다.

헌병 수사관의 성희롱 파문에 대한 국방부의 공식 사과문.


하지만 그뿐이었다.

군 헌병대가 아닌 제3의 기관에서 공정하게 재조사해달라는 요구는 묵살됐다.

이등병의 시신은 14년째 군 병원 냉동고에 갇혀 있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시신을 찾아가라는 군 당국의 통보를 거부한 채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 사연이 연극으로 만들어진다.

인권운동가 고상만씨는 연극 <이등병의 엄마>를 통해 군의문사 해결을 위한 제도 개선 캠페인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씨는 "2009년 12월에 해산된 대통령 소속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를 다시 출범시키는 것만이 해법"이라고 지적했다.

민관 합동의 외부 조사기구에 수사를 맡겨 군 의문사 유족들이 동의할 수 있는 수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씨는 "이명박 정부가 예산 낭비라며 활동 연장을 거부한 군의문사진상규명위가 차기 정부에서 재가동될 수 있도록 정치권이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연극 <이등병의 엄마>는 내년 5월 중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연극 제작을 위한 비용은 포털사이트 다음의 스토리펀딩을 통해 모금을 진행 중이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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