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도쿄 롯본기 매장에서 '라멘' 팔기 시작한 이유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일본 도쿄의 자동차 매장에서 ‘라멘’을 팔기 시작했다. 일본에서 판매가 신통치 않은 상황에서 ‘너무 비싼 자동차’라는 이미지가 굳어지자 서민 음식인 라멘을 내세워 “부담없이 매장에 들러달라”고 호소하는 것이다. 일본 언론은 “젊은 층의 ‘자동차 무관심’ 현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벤츠가 기책(奇策)을 내놓았다”고 주목했다.

이달 초 일본의 인터넷 언론 ‘위드뉴스’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도쿄 롯본기의 ‘메르세데스 벤츠 커넥션’ 매장에서 라멘 판매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벤츠 측은 매장에 특별 이벤트장을 따로 마련해 오는 25일까지 크리스마스까지 ‘특제 라멘’을 팔기로 했다.

벤츠가 파는 라멘은 해물 맛과 고기맛 두 종류로 가격은 모두 1200엔(약 1만 2300원)이다. 벤츠 측은 “해물맛 라멘은 프랑스식 해물 육수에 가느다란 특제 면을 사용했고, 커다란 가리비 조개에 벤츠 마크를 새긴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구운 주먹밥(오니기리)도 함께 제공된다.

고기맛 라멘은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생 오리햄을 사용한 수프에 두터운 특제 면을 곁들였다. 오리 고기와 버섯 등을 고명으로 얹었다. 주먹밥 대신 푸아그라 버터와 바게트 등이 함께 나온다. 직접 라멘 시식에 나선 한 방송사 캐스터는 “버터 향과 해산물의 맛이 잘 어우러진 고급스러운 맛”이라고 평했다. 이 캐스터가 국물까지 싹 비우자 그릇 바닥에 벤츠 로고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벤츠 홍보 담당자는 “가장 친근한 국민식(國民食) 라멘을 판매함으로써 일본 소비자들이 메르세데스 벤츠라는 브랜드를 만나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며 “‘고급스러울 것 같아 벤츠 매장에 들어가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들어와서 라멘만 먹고 가도 전혀 문제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동차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분도 라멘을 먹으러 꼭 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근 일본에선 차량 구입은커녕 운전면허에도 관심이 없는 젊은 세대가 점점 늘고 있다. 일본 자동차 브랜드 도요타가 “운전면허를 따자”는 캠페인을 수년간 지속하고 있을 정도다. 일본자동차공업회가 18~24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면허 취득자 중 실제로 운전하는 비율도 1999년 74.5%에서 2007년 62.5%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벤츠 라멘’은 일본 네티즌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소셜미디어엔 “벤츠 라멘을 먹어봤다”는 인증 샷이 속속 올라오고 있고, “라멘이 매진돼 허탕을 쳤다”는 글도 등장했다. 네티즌 사이에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은 “벤츠는 차도, 라멘도 비싸구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