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5차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법원이 3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6차 주말 촛불집회에서 청와대 100m 앞 집회 및 행진을 사상 처음으로 허용했다.
청와대에서 200m 떨어진 지점까지 행진을 허가한 4차 촛불집회 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이다. 청와대와 시위대 사이의 공간이 현행법이 수용할 수 있는 최단 거리까지 좁혀지면서 성난 민심의 함성이 박 대통령을 더욱 거세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 김정숙)는 2일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경찰의 집회 금지 통고에 반발해 낸 집행정지 사건을 일부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청운효자동주민센터(청와대 200m 지점)에서 효자치안센터(100m 지점)로 이어지는 경로에서 오후 1시~5시30분 행진이 허용됐다. 다만 청와대 앞 30여m 지점인 분수대 앞(효자동삼거리)을 경유하는 집회ㆍ행진은 금지돼 참가자들은 효자치안센터에서 다시 청운효자동주민센터로 돌아 나와야 한다. 경찰은 앞서 퇴진행동이 청와대 주변에서 오후 1시부터 자정 전까지 열겠다고 신고한 집회 7건을 교통혼잡과 안전사고 우려 등을 이유로 금지하고, 청와대분수대 앞을 지나는 행진 1건도 금지 통고했다. 푸르메재단, 효자치안센터, 정부서울청사창성동별관, 자하문로 16길21, 청와대로 126맨션, 삼청로 세움아트스페이스 등 모두 청와대와 동ㆍ서ㆍ남쪽으로 100~150m 인접한 지역이다. 법원 결정에 따라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청와대에서 보다 가까이 들릴 수 있게 됐다. 퇴진행동은 이날 집회를 ‘촛불의 선전포고-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로 명명했다. 퇴진행동 관계자는 “헌정 사상 최초로 ‘금단의 영역’을 허문 법원 결정을 환영한다”며 “분수대 앞까지 못 간 점은 아쉽지만 엄연한 민심의 승리”라고 밝혔다. 12월 내내 청와대 200m 앞 평일 야간 행진도 허용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유진현)는 이날 “29일까지 평일 오후 8~10시 1개 차로를 이용한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 행진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퇴진행동이 경복궁역사거리까지로 행진 구간을 제한한 경찰의 조건부 통보에 반발해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단 참가 인원이 100명 미만이면 인도 행진만 가능하다. 청와대 행진뿐 아니라 부도덕한 정권을 질타하는 분노한 민심은 ‘촛불 성지’ 광화문광장을 넘어 여의도로 향했다. 지난달 29일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 이후 새누리당 의원들이 탄핵 찬성 대열에서 이탈하면서 이날 예정된 탄핵소추안 표결 처리가 불발되자 시민사회의 분노가 정치권을 정(正)조준하기 시작한 것이다.경찰이 3일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주말 6차 촛불집회에 대해 율곡로 이북으로의 집회 및 행진은 안전사고 위험 등의 이유로 금지·제한(조건) 통고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