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pop expo jeju 개막 공연 첫날 행사에 티아라, 포미닛 등이 나섰으나 관객몰이에 실패로 인해 객석이 텅 비어 있다. 이날 대략 취재진이 계산한 객석 관객은 관계자 포함 350명 내외다. | ||
제주종합경기장 일원에서 한류 가수들이 동원돼 지난 13일~19일까지 일주일간 진행예정이던 '케이팝 엑스포 인 제주'(K-pop expo in jeju. 이하 케이팝 제주)가 개막 이틀째 취소됐다.
'먹거리 부스'를 둔 제주시와 YT엔터테인먼트의 표면적 갈등으로 공연이 취소되자 공연을 위해 자릿세 명목으로 320만원~600만원의 부스 값을 지불한 상인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짐을 꾸려야 했다.
부스 값에 물류비와 운송비, 기타 숙박비를 포함한 상인들의 피해액은 1인당 약 1000만원에 달한다.
이들 가운데 일부 상인들은 부풀려진 예상 관객 수와 홍보 미숙으로 인해 피해를 봤다고 지적한다. 관광객, 제주도민 대다수가 행사 자체를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A업체 상인은 "주최측에서 3만명 정도의 관객이 행사를 관람하러 온다고 말했다"며 "그 중 9000명만 손님을 받게 되도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 제주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막상 제주도에 내려와 보니 행사 관련 전단지 등 홍보물은 찾아볼 수도 없고, 현지 사람들조차 '케이팝 제주'라는 행사를 전혀 인지를 못하고 있더라"고 주장했다.
B업체 부스상인은 "행사측과 대행사는 '케이팝 제주'에 15만명 관광객이 올 것이라고 말했으나 막상 행사장에 와보니 손님은 30명도 안온 것 같다"며 "행사 이틀째 주최측에서 중국인 관광버스 200대가 동원될 것이니 판매걱정을 하지 말라더니 급작스럽게 공연을 취소해 버렸다"고 말했다.
또 "제주시와 YT측 모두가 원망스럽지만 누구 하나 사과를 하지 않아 속만 끓는다"며 "다시는 제주를 찾아오지 않을 것 같다"고 호소했다.
심지어 행사 아르바이트에 나선 다수의 대학생들도 "알바를 찾다가 행사를 알고 신청을 했다. 그전까지 '케이팝 제주'를 하는지도 몰랐고, 주변 친구들도 알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큰 행사가 왜 홍보가 되지 않는지 의문이다"고 고개를 까우뚱거렸다.
'케이팝 엑스포'라는 이름을 내걸고 세계적인 한류공연을 자부한 YT엔터측은 예상 관객동원을 15만명(1일 예상관객 약 2만명)으로 측정했다. 개막당일 티아라, 포미닛 등 출연진에도 관객 동원은 350명 내외에 그쳤다.
| 사진제공-<레디앙> 언론사 / 2014년 9월 인천에서 열린 '케이팝 엑스포 인 아이사' 야외 부스에 관객의 발길이 없어 한적한 광경을 연출했다. 당시도 피해를 입는 이들은 상인들이다. | ||
지난 2014년 9월19일 YT엔터는 SS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명으로 '케이팝 엑스포 인 아시아' 행사를 열었다. 이는 '케이팝 제주' 공연 취소 기자회견때 취재진의 물음에 "인천에서 1회 케이팝 공연을 연 바가 있다"고 심용태 대표이사가 직접 답하기도 했다.
당시 취재에 나섰던 <레디앙>기자는 <시사제주>와 통화에서 "최근 '케이팝 제주'에서 발생한 상인들의 피해는 '엑스포 인 아시아'때와 흡사하다"며 "부스 상인들은 '티켓 80만장 매진, 14만장 추가 발매중'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보고 입점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케이팝 제주'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들고 나온 SS엔터는 하루 평균 100명내외의 관객이라는 성적을 남겼다"며 "그로 인해 상인들은 많은 금전적 손실을 입었다"고 언급했다.
홍보미숙을 두고 '엑스포 인 아시아' 공연 관련 기사에도 "이런 행사는 처음이다. 최악이다. 인프라가 전혀 없고 홍보도 안됐다"는 상인의 발언 내용이 보도됐다.
| '케이팝 제주' 개막날인 13일 오전, 야외행사장이 행사장을 찾은 이들보다도 설치부스가 많은 텅 빈 풍경을 연출했다. | ||
'관객 동원 실패'를 꼬집은 질문에는 "대한민국 공연문화 자체가 티켓을 판매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우리는 공연 실황을 실시간으로 중국 등 송출을 통해 매출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티켓을 판매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기자들에게 선언하면서도, 아이러니하게 상인들에게는 많은 관객 동원을 언급한 것이다.
또한 주최측은 "예매율은 좋았으나 '개막 첫날 부스천막을 놓고 철거 고심 중'이라는 제주시 보도가 언론화 되자 취소행렬이 이어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케이팝 제주' 관련 부정적 기사는 개막날인 13일 정오쯤부터 쏟아져 나왔고, 당시 현장은 오전부터 텅 빈 풍경을 연출했다.
서울의 유명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대규모 공연은 최소 행사 당일 오전부터 많은 인파들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줄을 서는 게 통상적인 일"이라며 "기사를 접해보니 이날 저녁 개막행사 전 사전 오프닝 공연이 오후 2시에 예정돼 있던 점 등으로 미뤄 '보도화로 인해 관객 동원이 되지 않았다'는 것은 다소 무게감이 약하다"고 평했다.
한편 공연 취소 기자회견은 중국에 실시간으로 생방송 된다는 명목으로 중국어 통역관이 심 대표이사의 "국가적 망신에 대한 모든 손해배상 청구를 할 것이고, 케이팝을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사과한다"는 내용의 YT측 주장 발언을 통역했다. 다만 기자들의 질문과 그에 따른 답변은 통역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