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저지 팰팍 주차장 신축공사업체 철거 후 방치
▶ 해한인 부시장 무관심 태도

팰팍 위안부 기림비가 강제로 뽑혀 방치돼 있다. 원안은 파손된 부위.
해외 지역에서 최초로 세워진 뉴저지주 한인 밀집 도시인 팰리세이즈팍(팩팍)의 위안부 기림비가 공영주차장 신축 공사 과정에서 강제로 철거돼 땅바닥에 내 팽개쳐져 방치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기림비를 뽑아내는 과정에서 깨진 것으로 추정되는 파손 부위까지 발견돼 한인들의 공분까지 사고 있다. 하지만 공사 책임을 지고 있는 팰팍 정부는 이에 대해 “공사 중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면서 대책도 없이 ‘나 몰라라’하고 있어 사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태는 지난 8일 팰팍 공립도서관 옆에 공영 주차장을 신축 공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로 인부들이 공사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와이어를 이용해 기림비를 강제로 철거된 뒤 별도 보관하지 않고 땅바닥에 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기림비 밑둥 부분이 깨져 있는 것이 발견됐다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철거 과정에서 훼손된 게 아니냐는 강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위안부 기림비 조경 사업을 자원했던 1492그린클럽 백영현 회장은 “위안부 기림비가 뽑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와 보니 마치 위안부 할머니들의 시신이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는 것처럼 기림비가 방치돼 있었다”며 “다른 곳도 아니고 타운 정부가 공사를 하면서 어떻게 이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정말 분노를 넘어 참담한 심경”이라고 말했다.
한인인 이종철 팰팍 부시장은 이날 기림비 옆 공사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공영주차장 공사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도 몰랐다. 공사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데 무슨 문제가 되느냐”며 고 말한 뒤 “한인사회는 기림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미국인들이 생각하기에는 그저 돌일 뿐”이라며 큰 문제가 없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 이 부시장은 이어 “공사가 끝날 때까지 기림비를 보관하는 방법에 대해 시장과 논의는 해보겠지만 현재로선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한인사회 단체들은 팰팍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지적하며 즉각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시민참여센터 김동찬 대표는 “해외 지역에 최초로 세워진 팰팍 기림비가 공사로 인해 강제로 뽑히고 훼손된 채 방치돼 있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팰팍 시장에게 기림비가 잘 관리될 수 있도록 서한을 보냈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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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홍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