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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단기 외국인노동자 늘리려 고민…아베 "이민은 원치 않아"

  • 안소영 기자
  • 입력 : 2016.10.26 14:07 | 수정 : 2016.10.26 14:07

    지난 8년 간 일본에서 거의 2배 가까이 외국인 근로자가 늘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자민당은 외국인 근로자를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 규정을 만들지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근로자 유치가 이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은 미숙련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시적으로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허가할 예정이다. G7 국가 중에 가장 실업률이 낮은 일본은 구인난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영구적으로 미숙련 노동자를 이민자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라고 명확히 했다. 외국인들이 사회 불안을 야기하고 국가 정체성을 훼손할 것이라는 일본 사람들의 두려움을 반영한 것이다.

    2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다케나카 헤이조 전 경제장관은 “일본은 이민자는 정책을 만드는 데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아베 총리는 이민이 아니라 잠깐 방문해서 일하는 노동자를 찾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고문인 시바야마 마사히코는 일본의 인구가 줄어들면서 국가의 수요에 맞게 충족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노동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야에 5년 간 비자를 주고 노동자를 유입시키는 단기노동자(guest-worker program)정책을 고민하고 있다. 시바야마 마사히코는 “외국인을 받아들이는 문화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일본의 경우 많은 난민을 받아들이고 있는 유럽과는 다른 상황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이 이슈에 의견이 갈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이 노동력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단기 노동자를 유입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 블룸버그 제공
    일본이 노동력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단기 노동자를 유입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 블룸버그 제공
    국경을 넘어서 타국으로 일하러 가는 노동자들에 대한 논의는 전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 영국 브렉시트 투표 등이 그 예다. 일본에서 이민은 인구 감소와 경제 성장 문제의 확실한 해결책 중 하나로 널리 홍보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노동 뿐만 아니라 성장의 기반으로 이민을 꼽았다. 정부는 일본의 인구가 1억2700만명(2014년 기준)에서 2040년까지 1900만명 감소해 1억600만명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주 도쿄에서 “일본의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더 많은 외국인 노동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은 지금도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해 맨파워 설문조사에서는 83%의 일본인 매니저가 직원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구하고 있다고 드러났다. 세계 평균은 38%밖에 되지 않았다.

    일본은 또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시설을 건설하고 보수하기 위해 건설노동자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더 호의적으로 세계 각국에서 고숙련노동자에게 접근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올해 그들에게 영주권을 세계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제공하겠다고 조건을 걸었다. 일반적인 경우 일본은 10년 이상 거주한 사람에게만 영주권을 주고 있다.

    반면, 어떤 분야는 미숙련 외국인 노동자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외국인 노동자가 일하기 위해 입국하고, 영주권을 받기 위한 비자는 없다. 대신에 일본 정부는 미숙련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는 연수 프로그램을 사용할 계획이다. 표면상으로 개발도상국 시민들의 직업훈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도 일본의 외국인 노동자 수는 2008년 48만6000명에서 지난해 90만8000명으로 증가했다. 19만명이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아베와 자민당의 의원들은 제조업 농업 뿐만 아니라 노인 의료 노동자에게도 연수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법안을 지원하고 있다. 이 법안은 현재 3년인 체류 기간을 5년으로 늘릴 수 있다.

    배리 보스워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확실히 이민은 일본의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며 “성장률을 올려줄 수는 있지만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구조 개혁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노동자의 유입은 이미 도쿄의 거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케부쿠로 근처 차이나타운에서는 중국어가 자주 들리고, 상점에서는 중국 상하이의 특선튀김만두를 광고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노동자들을 단기적인 해결책으로 보고 있지만 모든 외국 노동자가 기간이 끝나면 떠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 난징에서 도쿄로 온 25살 린 지 펭과 장 슈앙 펭은 휴대폰 업체 직원으로 일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케부쿠로에서 펭은 “음식도 환경도 사람들도 잘맞다”고 일본 생활에 만족함을 보였다. 두 명 모두 일본에 얼마나 체류할 것이냐는 질문에 평생 일본에 있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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