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che) "법정서 찾던 정의, 이제 위안부 기림비에서 찾습니다"
본문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실시간뉴스]

최종업데이트YYYY-mm-dd hh:mm:ss

검색

인터뷰

뉴스 홈 > 사람들 > 인터뷰

"법정서 찾던 정의, 이제 위안부 기림비에서 찾습니다"

싱·탕 美샌프란 위안부정의연대 공동의장 "한일합의, 국제기준 안 맞아"
"'이용수할머니는 매춘부' 일본계 주장에 외려 비난여론 끓어…기림비 설립 합의"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30년 동안 법관으로 지내며 법정에서 정의와 진실을 찾았습니다. 이제는 세계를 위해서 정의와 진실을 찾고자 판사 일을 은퇴했습니다. '위안부' 기림비 운동도 그런 뜻에서 시작한 것입니다." (릴리언 싱)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를 설립하는 정책을 끌어낸 미국 캘리포니아 주 '위안부 정의연대(CWJC)' 임원과 회원 등 7명이 한국을 방문했다.

현재 미국 전역에는 공공부지에 세워진 위안부 기림비가 6개 있다. 대부분 소도시에 있고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대도시에 세워지는 것은 처음이다.

릴리언 싱(Lillian Sing)·줄리 탕(Julie Tang) CWJC 공동의장은 25일 숙소인 서울 중구의 한 호텔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시의원들을 한 사람씩 만나 약속을 받았지만, 안심이 안 돼 한국에서 이용수 할머니를 초청해 공청회에서 증언하시도록 부탁드렸다"며 "이 할머니의 증언에 공청회가 눈물바다가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일부 일본계를 비롯한 역사수정주의자들이 할머니는 매춘부이고 증언은 거짓이라고 주장했지만 오히려 이들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어 만장일치 기림비 설립 합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들은 샌프란시스코가 세계적인 관광도시이자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연합국과 일본이 평화조약을 맺은 곳이라는 점에서 기림비 설립이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계인 이들 두 공동의장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캘리포니아주 법원에서 약 30년간 판사로 일해오다가 최근 은퇴했다.

위안부 운동을 하려면 때로 일본을 비판하는 등 정치·외교적으로 민감한 발언을 해야 할 때가 있는데, 판사직을 유지하면서 발언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탕 의장은 "일본은 고령인 위안부 할머니들이 모두 죽고 이 문제가 잊히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위안부 문제의 시급성을 지적했다.

CWJC는 중국계와 한국계뿐 아니라 일본계, 필리핀계, 유대인, 흑인 등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됐다.

이에 대해 공동의장들은 "우리가 CWJC를 만들었다기보다는 위안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다양한 사람들이 우리를 찾아온 것"이라며 "미국인들은 위안부 문제를 매우 심각한 성적 인신매매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과거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국무장관 시절 일본군 '위안부(comfort women)'의 명칭을 강요된 성노예(enforced sex slave)로 표현했던 것을 언급하면서 여성인 클린턴이 대통령이 되면 위안부 문제에 대해 관심을 두고 유네스코 기록 위안부 기록물이 등재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12월 28일 한국과 일본의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는 평화운동에 해를 끼치고 있고 국제기준에도 맞지 않는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탕 의장은 "합의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침묵을 요구하는 조항이 있다는 점"이라며 "판사 출신으로서 말하자면 어떤 법정에서도 피해자가 당한 범죄에 대해 더는 말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사과하는 것을 받아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싱 의장은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한 적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수상이 유감을 표명했다고 하는데 그것은 충분하지 않고 의회에서 '사과'를 승인하고 재가하는 등 국가 차원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며 "실제로 미국은 2차대전 당시 일본인을 강제수용한 데 대해 의회에서 법을 통과시켜 사과하고 개인에게 배상금을 지불했다. 일본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아시아에서의 2차대전 역사 보존을 위한 세계 동맹' 콘퍼런스와 상하이사범대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 참석한 뒤 방한했다.

이들은 26일 정오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정기 수요시위에 참석한 뒤 체류 기간 중에 대구 희움 역사관과 위안부 박물관과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어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열리는 피해자 콘퍼런스 참석차 일본으로 건너간다.

이들은 "위안부 문제로 미국 내에서 한국인과 중국인이 함께 일하면서 힘을 합하게 됐다"며 "한국인에게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고, 일본에는 책임을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으로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한 고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가 자신들에게도 힘과 용기를 줬다며 김 할머니와 정대협·나눔의집 등 시민단체들에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방한한 샌프란시스코 위안부정의연대
방한한 샌프란시스코 위안부정의연대(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릴리언 싱(왼쪽에서 3번째)·줄리 탕(왼쪽에서 4번째) 공동대표를 비롯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위안부정의연대(CWJC) 소속 임원·회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호텔 1층 카페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상징하는 나비 문양 티셔츠를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에 위안부 기림비를 세우는 시 정책을 이끌어냈다. 2016.10.26

comm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10/26 08:41 송고

광고
광고
댓글쓰기

댓글쓰기

배너
비주얼뉴스
  • 포토
  • 화보
  • 포토무비
  • 영상
배너
AD(광고)
AD(광고)
많이 본 포토
0/0
AD(광고)
광고
AD(광고)

위키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