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선 1000여척, 남쪽 내려오는 오징어 싹쓸이… 어획량 곤두박질

중국 어선들 때문에 동해 오징어 어획량이 크게 줄고 있다.

18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12년 8만8581t이던 동해의 오징어 어획량은 해마다 줄어 지난해 6만5181t으로 감소했다. 올해 9월 동해권 수협 18개 조합의 위판량(어민에게서 위탁받아 판매하는 물량)도 1만7091t으로 작년 9월보다 10%가량 줄었다.

수산업계에선 북한 수역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들의 ‘오징어 싹쓸이’ 때문에 어획량이 줄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오징어는 7~9월 북한 해역에서 우리 수역으로 내려오는데, 중국 어선들이 오징어 떼가 남쪽으로 내려오기 전에 대부분 잡아들인다는 것이다. 경북 포항 구룡포수협 관계자는 “북한 수역에서 조업하는 중국 배가 최소 1000척이 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수년째 오징어 어획량이 줄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북한과 중국은 2004년 5월 민간 차원의 입어 계약을 맺었다. 이후 북한 해역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이 급증했다. 강원도 환동해본부에 따르면 중국 어선은 척당 6만~8만달러 입어료만 내면 조업 활동에 별다른 제한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6~8월 평균 30~35일을 조업하며 척당 7~10t을 잡고 있다고 한다.

중국 어선이 우리 남해안을 통해 북한 수역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우리 어민들의 어구를 훼손하는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북한 해역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 일부가 우리 해역으로 넘어와 불법 조업을 하는 경우도 있어 어업 지도선을 보내 단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