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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본인은 1만2천 년 전 해수면 상승으로 일본이 섬으로 고립될 때 육지에서 넘어온 3-4개 인종의 후손들이다. 한반도에서 넘어간 몽골계 인종, 시베리아에서 남하한 아이누족, 그리고 폴리네시아와 중국에서 건너온 남방 해양족과 중국인 등이다. 이들이 일본인의 조상이 되었고, 지배종족은 한반도에서 건너간 몽골계 도래인들이었다. 지금 일본인 피의 절반 가까이는 몽골계다.

그 후 1만여 년이 흐른 BC3세기-AD1세기 야요이(彌生)문화시대 때 한반도에서 도래인이 대량으로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AD4세기에 2차로 도래인이 일본으로 넘어갔다. 이 도래인들이 나라(奈良)에 야마토(大和)정권을 세우고 그 곳에 정착한 토착인이라는 일종의 민족의식을 갖게 됐다.

AD6-9세기 들어 그들은 도래인이 아니라 일본인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됐다. 이 시기에 그들은 그들의 본토인 고구려`백제`신라 삼국으로부터 문물을 적극 받아들였다. 동시에 그들은 삼국을 극복하려는 경쟁의식도 가졌다. 그래서 일본(日本)이라는 독자적인 국명도 가지면서 본토와의 종속관계를 부정하려는 새로운 움직임이 생겨났다.

그들은 본토와의 종속관계를 부정하는 새로운 역사가 필요했다. 일왕 겐메이(元明)는 AD711년 백제인2세 안만려(安萬侶)에게 구전되던 일본고대사를 책으로 만들 것을 명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AD720년 덴무(天武) 때 완성된 일본서기(日本書紀)다. 신화시대부터 AD697년까지의 일본고대사를 서술한 역사서다.

문제는 이 일본서기에 기술된 내용이 너무나 사실과 부합하지 않고 허구적인 내용이 많다는 점이다. 한반도 남부 임나일본부설이 그렇고, 진구(神功)왕후의 신라정복설이 그렇다. 이런 허구적 내용은 안만려가 의도적으로 역사를 왜곡한 때문이다. 백제 멸망(AD678) 후 아버지를 따라 일본으로 건너온 안만려는 본토 특히 신라에 대해 깊은 원한을 갖고 있었다.

안만려는 역사서술을 통해 한반도를 이기고 싶었고, 역사와 문화면에서 일본이 앞선 나라라고 억지주장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일본서기 기술에서 왜곡과 허위, 조작을 일삼았다. 속 좁은 일본인들은 안만려의 이런 역사서술이 사실과 부합하지 않음을 뻔히 알면서도 그 내용을 사실인양 받아들였다.

그 결과 임진왜란(AD1592) 이후 일본 지도층 사이에서 정한론(征韓論)이라는 새로운 풍조가 생겨났다. 이 풍조가 더욱 발전한 것이 19세기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의 정한론이었다. 유키치의 정한론은 일본의 한반도 식민통치를 정당화하는 이론적 뒷받침으로 작용했다. 한국역사를 말살시키려는 식민사관 역시 이 정한론에 기초해 만들어졌다. 통사적 측면에서 보면 일본인의 본토 콤플렉스 → 안만려의 일본서기 역사왜곡 → 정한론과 식민사관으로 연결되는 일본인의 집단적인 대한(對韓) 콤플렉스가 1천년이 훌쩍 넘도록 이어져 온 것이다.

최근 한국인 손님에게 제공하는 초밥에 고추냉이(와사비)를 과하게 넣은 오사카 초밥 체인점 ‘이치바즈시(市場ずし·시장스시)’의 '와사비 테러'가 회자됐다. 이어 한국인 승객에게 발급한 버스표에 ‘김춍(キムチョン)’이라고 표기한 오사카 한큐버스도 논란을 일으켰다.

한국인에 대해 이런 차별 행동을 한 사람들은 평범한 일본인들이다. 그들이 이런 차별적 행동을 하게 된 동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일본인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역사적 콤플렉스가 잘못된 형식으로 표현되고 있다는 점이다. 둘은 그들이 좀 잘 살게 되자 이웃나라들을 깔보는 졸부 근성이 밑바닥에 깔려있는 것이라 하겠다. 따라서 최근의 사건들은 사회심리적으로 대한(對韓) 콤플렉스 + 졸부의 우쭐함이 한데 겹쳐서 나타나는 집단콤플렉스 현상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역사적으로 이웃나라들은 일본을 왜(倭)라고 불렀다. 짜리몽땅하고 천박한 자들이 사는 나라라고 업신여겨 부른 이름이다. 와사비테러 같은 비정상 행위를 접하다보니 왜 옛사람들이 그들을 왜(倭)라고 불렀는지 알고도 남는다. 아마도 왜라는 이름은 앞으로 천년이 지나더라도 없어지지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