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안좋아 내려달라"는 승객에 국정원·폭발물처리반까지 출동

김포공항에서 제주로 가려던 항공기가 이륙 직전 한 탑승객이 갑자기 내려달라며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출발이 2시간이나 지연되고 국가정보원까지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진에어는 6일 오후 5시25분쯤 승객 270여명을 태운 김포발 제주행 LJ329편이 예정대로 출발하기 위해 문을 닫고 활주로로 들어섰을 때 승객 김모(여·32)씨가 “제주도 날씨가 좋지 않아 출발할 수 없다”면서 항공기에서 내려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김씨의 요구에 항공기는 일단 탑승장으로 돌아갔고, 항공 보안 규정에 따라 공항경찰대와 국가정보원 요원이 비행기에 투입돼 점검 작업을 했다.

항공기는 수화물 검색 등으로 인해 예정 출발 시각보다 약 2시간 30분 늦은 오후 7시 50분에야 제주로 떠났고, 이 과정에서 일부 탑승객들이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국정원과 김포공항경찰대는 김씨를 상대로 내려달라고 한 이유에 대해 조사를 벌였지만 김씨는 “제주도 날씨가 나빠 내리려 했다”는 말만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김씨가 술에 취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진에어 관계자는 “한 탑승객이 단순 변심으로 내리겠다는 요구를 해 공항 종합상황실의 허가를 받고 공항 폭발물처리반(EOD)이 투입됐다. 점검 후 안전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해 비행기를 이륙시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