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 꺼진 도로' 당산동 싱크홀, 기준 무시 배관공사 탓
당산동
싱크홀
도로침하
하수관
상수관
차를 운전하고 가던 중에 도로가 1미터나 갑자기 내려앉는 사고가 났습니다.
다행히 인명 피해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이런 난데없는 도로침하 사고가 종종 발생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윤정혜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차량 한 대가 도로에 난 구멍에 아슬아슬 걸쳐 있습니다.
어젯밤 9시쯤 서울 당산동의 한 이면도로가 순식간에 지름 5m, 깊이 1m 크기로 내려앉았습니다.
마침 이 자리에 정차 중이었던 차량 운전자는 무사히 빠져나왔습니다.
[정 모 씨/운전자]
"여기 더 있다간 빠질 것 같다는 그런 생각에 아무 생각도 안 들더라고요. '진짜 우리 살았다' 이러면서 친구 잡고 울었어요."
도로가 꺼진 건 낮에 있었던 하수관 공사 때문이었습니다.
기존에 있던 상수관 바로 위에 하수관을 새로 깔았는데 공사가 끝난 뒤 도로 위로 차량이 지나다니면서 하중을 받게 되자 상수관이 하수관에 눌려 파손됐습니다.
수돗물이 새면서 도로 아래 토양이 쓸려나갔고 결국 빈 공간이 생기면서 지반 침하로 이어진 겁니다.
[하수관 개량공사 시공사]
"상수도가 그냥 하수도관에 딱 붙어 있었어요. 지적물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그냥 애초대로 갈 수밖에 없어서 그렇게 간 것이거든요. 여유가 없었어요."
하수관을 설치할 때는 상수관 같은 다른 지하 매설물과 최소 30cm의 간격을 둬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이수곤/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부실한 토목공사가 야기시킨 '싱크홀'이죠. 대부분이 그래요. '전부 다 노후관로 때문이다' 이렇게 몰아 버리니까 일하는 사람이나 공무원이나 그렇게 구태여 책임의식을 갖지 않는 거예요."
구청과 시공사는 결국 사고가 난 뒤에야 파손된 상수도관을 더 밑으로 내리는 추가 공사를 해 필요한 간격을 확보했습니다.
MBC뉴스 윤정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