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희 ‘드림메이커 인터내셔널’ 대표(앞줄 가운데)가 지난달 27일 위안부 관련 무료강좌 ‘역사학교 S.H.E’의 수료식을 마친 뒤 서울지역 대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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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전혜원씨는 지난해 7월 서울 강서구 마포고등학교를 찾았다. 전씨는 이날 ‘일일 역사 교사’가 됐다. 그는 40명의 학생들에게 2시간가량 일본군 위안부의 진실을 설명했다. 전씨는 주식회사 ‘드림메이커 인터내셔널’(이하 드림메이커)에서 진행하는 5주간의 일본군 위안부 관련 교육을 받은 후 일일 교사 역할을 소화했다.
드림메이커는 사회공헌을 추구하는 소셜 벤처기업이다. 서울 송파구에 자리 잡고 있고, 직원은 모두 6명이다. 2013년 10월 첫발을 내디뎠다. 이 회사는 독특하게 일본군 위안부의 진실을 알리는 ‘역사학교 S.H.E’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전씨도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일일 교사로 나선 것이었다.
역사학교 프로젝트는 전국을 돌며 대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 인식을 심는 교육사업이다. 5주간 강의를 들은 대학생들은 전국의 초·중·고교를 찾아 강의와 토론 등으로 일본군 위안부 역사 바로잡기 운동을 펼친다. 또한 학생들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주관하는 수요시위에 참석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800여명의 대학생이 수료했다.
창립 멤버인 김남희 대표(33)는 2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교육 현장에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교육이 부족하다는 걸 알고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평소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김 대표는 드림메이커와 인연을 맺기 전 3년6개월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에 몸담았다. 김 대표는 “좋은 일을 하면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증명해보고 싶었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드림메이커가 닻을 올릴 때만 해도 대학생들의 위안부에 대한 역사 인식은 낮은 수준이었다. 당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대학생들은 피해 할머니들이 돈을 벌기 위해 자발적으로 위안부를 택했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상당수가 믿고 있었다고 한다.
“학교에서 위안부 문제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은 탓이지요. 역사교육을 하면서 만난 일부 대학생은 ‘위안부’란 개념 자체를 모르더군요. 학생들의 강의 후기를 보면 ‘몰랐던 사실을 알았다’는 내용이 가장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입시 교육에 함몰돼 있는 중·고교생들이 역사적 사실을 모르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김 대표는 지적했다. 800명의 위안부 ‘역사 교사’를 배출했지만 수요는 많지 않다. 드림메이커는 올해 서울지역 중·고교 300여곳에 위안부 역사 교육을 해주겠다고 공문을 보냈다. 돌아온 답장은 한 통도 없었다. 지난해 두 곳에서 교육을 한 것이 전부다. 김 대표는 “학교에서 해야 할 일을 기업이 나서야 하는 현실이 씁쓸할 따름”이라며 “그렇지만 위안부에 이어 독도 역사 교육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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