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와는 캐나다의 수도인데도 벤쿠버나 토론토에 비해 한국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도시는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오타와에 거주하는 소수 이민자들은 대부분 오래 전 이곳에 정착해 대다수 캐나다 정부나 그곳에 연계된 일을 하는 이들이 많다. 더구나 한인들 대부분이 한국대사관과 연대해 한인 관련된 행사들을 많이 하다 보니 그동안 한국 정부의 정책들에 반하는 시위나 모임은 수도임에도 불구하고 캐나다의 다른 도시들에 비해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014년 4월 세월호참사가 일어난 이후 같은 해 9월20일부터 사흘 동안 박근혜 대통령이 방문하였을 때 소수 이민자와 유학생, 그리고 캐나다인들이 연속적으로 시위를 벌인 이래로 다소 보수적인 오타와 한인들이 조금씩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 지난 1월 캐나다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을 설치하지 못하는 미안함에 한인 한 분이 소녀상 사진이 담긴 상자와 꽃을 눈 위에 꽂아 두었다.

올해 4월16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세월호 2주기 추모행사를 국회의사당 앞에서 치른 것은 물론이고, 그보다 앞서 1월엔 한일정부의 졸속적인 ‘위안부’ 문제 합의에 반대하는 시위를 영하 16도의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일본대사관 앞에서 진행하였다.

▲ 지난 1월 당시 오가는 도로의 운전자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오타와 한인들

특히 ‘위안부’ 문제는 오랫동안 정치적, 사회적 문제에는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오타와내 보수적인 여성단체인 ‘코윈’(Korean Women’s International Network)의 몇몇 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결과적으로 영화 <귀향>의 오타와 상영은 코윈의 주최 아래 가능하였다. 영화 <귀항>은 오는 9월9일 알공퀸(Algonquin) 대학에서 상영할 예정이다.

이번 영화 <귀향>의 상영을 두고 대체적으로 한국 정부에 호의적인 태도를 고수해온 오타와 한인들 사이에서 다소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위안부’ 문제를 한일 정부의 정치적인 ‘타협’이 아닌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을 중심으로 보자는 의견에 힘이 실려 이번 영화 상영이 가능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캐나다 대학에서 상영함으로써 한인들만을 위한 게 아니라 더 많은 캐나다인들이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뜻이 이번 영화 <귀향>의 오타와 상영에 담겨 있다.

경희 맥도날드 캐나다통신원  news@minplu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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