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권" vs "부패 근절"… '김영란법' 헌재 판결은

‘언론·사립 교원’ 최대 쟁점

합헌론과 위헌론이 팽팽히 맞서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의 운명이 28일 결정된다. ‘우리 사회 부정부패 문화 근절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법’이라는 주장과 ‘법 취지는 공감하나 국민의 기본권과 언론자유 훼손 등 심각한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김영란법의 시행 두 달을 앞두고 헌법재판소가 어떤 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의 위헌 여부 결정을 하루 앞둔 27일 서울 강남구 서울세관본부 사무실 문에 ‘청렴스티커’가 부착돼 있다. 관세청은 직원들에게 배달된 선물을 돌려줄 때 부착하는 청렴스티커를 5000장 제작해 본청과 전국 세관에 배포했다.
연합뉴스
◆위헌론과 합헌론 팽팽

김영란법은 공직자는 물론이고 언론인과 사립학교·사립유치원 임직원, 사학재단 이사진 등이 부정한 청탁을 받고도 신고하지 않거나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에 상관없이 100만원 넘는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형사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김영란법에 대해서 정리된 쟁점은 4가지다.

우선은 사회적 영향력을 이유로 언론인과 사립학교 관계자 및 사학재단 이사진을 김영란법의 적용대상에 넣은 것이 과연 적정한 수준의 규제인지도 논란이다. 특히 신문과 방송을 제외한 일부 기업의 사외보, 소규모 집단을 대상으로 한 전문지마저 규제대상에 포함되면서 애초 구상과 달리 불필요한 규제 대상이 늘어났다는 지적 또한 나온다.

공무원 등 법 적용 대상자들이 배우자가 대신 금품을 받은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신고하지 않으면 형사처벌을 하는 조항은 헌법상 양심의 자유와 연좌제 금지를 침해한다는 비판도 있다. 이는 ‘불고지죄’란 이름으로 간첩사건에만 적용된 조항이기 때문이다. 위헌론자들은 ‘부정한 청탁’의 의미가 모호하다는 점과 식사비(3만원)와 선물(5만원), 경조사비(10만원)로 허용되는 금품의 상한액을 대통령령에 위임한 점도 위헌이라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김영란법을 추진한 국민권익위원회는 “부정부패 근절을 위한 고육지책”이라며 “부정청탁의 유형을 세분화해서 누구나 알 수 있고 접대비 상한선도 예측가능하다”고 일축했다. 

◆헌재 제3의 방안 내놓을 수도

헌재가 이날 내릴 수 있는 경우의 수는 크게 4가지로 예상된다. 먼저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합헌결정이다. 그러면 김영란법 전체가 시행일에 맞춰 그대로 시행된다. 반대로 위헌결정도 있다. 그러면 헌재는 지금까지 정리된 쟁점 사안 각각에 대해 위헌 여부를 선고한다. 일상적으로 가장 흔히 접하는 결정 방식이다.

헌재가 한정위헌이나 한정합헌과 같이 변형된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이들 변형 결정은 ‘∼라고 해석하면 위헌’, ‘∼라고 해석하면 합헌’이라는 식으로 구체적인 법해석론을 헌재가 제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변형결정은 법적 근거가 없고 법에 대한 일종의 해석론을 제시하는 것일 뿐이어서 사법부는 헌재의 해석론에 구속되지 않는다. 따라서 변형결정을 내리면 차후에 김영란법의 해석을 두고 사법부와 헌재가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헌법불합치도 헌재가 택할 수 있는 선택지다. 헌법불합치는 헌재가 특정 시점을 못 박아 그때까지 법의 효력을 중지하고 그 사이 국회가 법의 미비점을 보완토록 하는 결정이다. 국회가 다시 한 번 민주적 절차에 따라 법을 검토하도록 하는 것이어서 헌재는 부담을 덜 수 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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