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군과 무안군을 잇는 칠산대교 공사현장에서 교각 위 다리 상판이 한쪽으로 기우는 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6명이 다쳤다.
8일 오전 10시57분께 전남 영광군 염산면 봉남리 칠산대교 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작업 중 상판이 바다 쪽으로 기울면서 주저앉았다.
이 사고로 상판 위에서 작업을 하고 있던 김모씨(46)를 비롯한 내·외국인 근로자 6명이 부상을 당했다.
김씨는 기울어지는 다리 위에서 난간을 잡고 버티다 쏟아지는 자재에 깔려 다리가 골절됐고, 나머지 근로자들은 손가락 골절과 타박상 등을 입었다.
다행히 교각 위 상판이 서서히 기울면서 부상 정도가 사고 규모에 비해서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바닷물이 빠진 상태여서 바다에 빠진 사람은 없었다.
목격자들은 "마치 시소처럼 교각을 두고 상판이 기울면서 무너졌다. 근로자들이 잡을 게 없어 그대로 미끄러져 내려왔다"고 말했다.
사고는 무안방향 14번 교각 위 상판을 연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시 상판을 양쪽으로 확장하면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던 중이었는데, 한 쪽으로 무게가 쏠리면서 고정장치가 부러진 것이다.
공사 발주기관인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이번 사고는 상판과 교각을 이어주는 고정장치인 강봉이 부러져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정장치가 부실했는지 아니면 작업 중 균형을 못 맞춰서 사고가 났는지 등 정확한 경위는 추가 조사를 통해 밝힐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고정장치의 부실이든, 작업 상의 문제이든 현장 책임자들이 안전관리에 부실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사고현장에 투입된 소방대원들은 "언뜻 보기에도 (다리 상판이) 한쪽으로 너무 무게 중심이 쏠린 것 같았다"며 "교각마저 상판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파손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칠산대교는 60m 간격으로 교각 14개를 먼저 세우고, 각 교각으로부터 좌우의 평형을 맞추면서 접합하는 FCM 공법으로 설계됐다.
이 공법은 적은 인원으로 빠르게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도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어 좌우 평형을 맞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공사를 무리하게 진행하면서 안전문제에 소홀해 전도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근로자들이 이러한 위험성에 대해서 알고 있었는지 여부도 향후 조사에서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경찰은 목격자들을 상대로 경위를 파악 중이며, 현장이 수습되는 대로 공사 관계자들을 불러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 역시 사고 확인 후 사고현장 지휘를 위해 익산지방국토청장을 현장에 급파했으며 익산청에 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해 피해현황을 추가 확인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문가로 하여금 원인 진단 후 후속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칠산대교는 영광군 염산면 봉남리와 무안군 해제면 송석리를 연결하는 1.8㎞ 길이의 왕복 2차선 다리다.
익산국토청이 2012년 9월 발주, 총 사업비 1528억원이 투입됐으며 대우건설 등 6개 건설사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 2019년 8월 개통할 예정이며, 현재까지 약 47% 정도 공사가 진행된 상태다.
(영광=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