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새 국가브랜드 프랑스 산업 슬로건 표절 의혹 제기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6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4일 발표한 새 국가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CREATIVE KOREA)’가 프랑스의 국가 산업 슬로건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손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새 국가 브랜드인 ‘크리에이티브 코리아’와 프랑스 산업 브랜드인 ‘크리에이티브 프랑스(CREATIVE FRANCE)’ 이미지를 비교·제시하며 “크리에이티브란 이름이 국가명 앞에 온 것, 빨간색과 파란색을 쓴 것은 명백한 표절”이라고 말했다.

손 의원은 또 “(국가 브랜드를 만든) 이들은 태극의 두 가지 색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이 빨강과 파랑만 보면서 태극을 상상할 수 있는가”라며 “태극의 두 색이라고 우겼던 색은 프랑스 국회의 색이었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새 국가 브랜드의 ‘CREATIVE’와 ‘KOREA’란 글자 사이에 들어있는 파란색과 빨간색의 세로 줄에 대해서도 “이것이 태극의 ‘사괘(師卦)’를 가리킨다는데, 사괘라면 검정색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 국가 브랜드를 나타내는) 로고는 프랑스 산업의 슬로건이라고 볼 수 있다”며 “미처 베끼면서 못 봤던 것”이라고 했다.

손 의원은 그러면서 “불행한 것은 표절된 슬로건에 ‘크리에이티브’라는 말이 들어있다는 것”이라며 “표절과 창의, 참으로 비극적인 코리아”라고 말했다.

그는 “이 상황을 보면서 제가 디자이너라는 사실이 부끄럽고 이 나라 문화부장관이 제 직속 후배라는 사실이 부끄럽고, 이것을 최종 결정했을 이 나라 대통령이 참으로 부끄럽다”고 말했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손 의원의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후배다.

손 의원은 또 “지금까지 (새 브랜드 제작에) 35억이 들어갔고, 앞으로는 350억도 더 들어갈 것”이라며 “이 브랜드를 2016년 리우올림픽, 그 다음에 평창올림픽에서도 쓴다고 하는데 당장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국가 브랜드를 설정하면서 타국 디자인과 이미 있는 이름까지 베꼈다는 건 국가적 망신”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30억원이 넘는 국민 세금이 쓰였고, 더 많이 쓰일 것이라고 한다면 가벼운 해프닝으로 넘어갈 문제는 아니다”라며 “반드시 국회에서 이 문제를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체부는 “표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프랑스 캠페인 ‘CREATIVE FRANCE’ 로고와의 유사성에 대해 사전에 디자인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쳐 표절이 아닌 것으로 판단한 바 있다”고 했다.

문체부는 “‘CREATIVE’는 ‘CREATIVE BRITAIN’, “CREATIVE AMERICA’, ‘CREATIVE AFRICA’처럼 이미 많은 나라에서 정책명이나 프로젝트명으로 사용했으며, 한 국가가 독점해 사용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문체부는 또 “한국과 프랑스의 ‘CREATIVE’에는 취지, 캠페인의 성격, 로고 디자인에서 서로 다른 특징이 있다”고 했다.

문체부는 우선 취지에서 현대 기술, 산업을 바탕으로 제시된 프랑스의 ‘CREATIVE’와 달리 우리나라는 국민의 의견을 모은 대한민국 ‘핵심가치’를 바탕으로 전통과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새로운 비전 가치로 ‘CREATIVE’를 제시했다고 했다.

또 프랑스의 ‘CREATIVE FRANCE’는 기술과 산업 등의 소재를 활용해 상품 수출 및 대외투자 유치를 목적으로 한 글로벌 비즈니스 캠페인인 데 반해, 한국의 ‘CREATIVE KOREA’는 역사적 자산, 문화 등을 소재로 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해 추진하는 국가 브랜드로 그 위상과 적용 범위가 다르다고 문체부는 설명했다.

이어 로고 디자인면에선 양국 국기에 적색·청색·백색이 포함돼 있어 이를 활용한 로고의 색상에 유사한 점이 있다고 했다.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세로 선이 확장해 공간에 단어나 이미지를 넣은 반면 프랑스의 경우 ‘CREATIVE’ 뒤에 단어를 바꾸어 설명하는 방식으로 활용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