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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붉게 물들어 깊어가다

작성자 : 정경숙 작성일 : 2011-11-01 조회수 : 248

 

가을, 붉게 물들어 깊어가다


가을, 하늘도 땅도 사람도 붉게 물들어 깊어 간다. 우리가 무심코 스쳐지나가던 길가의 가로수와 공원에도 단풍이 무르익었다. 더 늦게 전에 아름다운 이 가을을 느끼러 길을 나선다.


글 정경숙 본지편집위원  
사진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싱그럽던 이파리도 하늘도 땅도 사람도 붉게 물들어 깊어가는 가을. 하지만 고운 색으로 머물렀던 시간도 잠시, 잎은 이내 빛을 잃고 낙엽이 되어 사그라질 것이다. 아름답고 아련하여 못내 아쉬움을 남기는 계절, 더 늦게 전에 이 가을을 온전히 느끼러 길을 나선다.
설악산, 내장산, 지리산으로 떠나야만 오색단풍의 황홀한 화무(火舞)를 감상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우리가 무심코 스쳐지나가던 길가의 가로수와 공원에도 단풍이 무르익었다.


강화 전등사  숲  형세가 마치 세발 달린 가마솥과 같다는 정족산(鼎足山). 그 산에는 강화도에서 가장 큰 사찰인 전등사가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600살 먹은 은행나무가 있고 신갈나무, 서어나무, 느티나무 등 활엽수가 만들어내는 깊고 그윽한 숲이 있다. 숲은 이맘때면 노란색, 빨간색, 갈색으로 뭉게뭉게 피어나 보는 이를 황홀경으로 이끈다.

 


장수동 은행나무   장수동 만의골에 가면 은행나무가 800여 년 세월을 안고 비밀스레 서 있다. 다섯 개의 커다란 가지에서 난 수백 개의 곁가지를 품고 있는 이 작은 숲은, 가을이면 눈부신 황금빛으로 하늘과 땅을 도배하며 마음을 흔든다.

 

인천대공원 산책길  관모산과 상아산을 병풍삼아 그림처럼 펼쳐진 인천대공원. 호수 주변과 관모산을 잇는 3킬로미터에 이르는 산책로는 11월 초면 색색의 물감을 풀어놓은 듯 단풍이 퍼지기 시작한다. 살랑하게 부는 바람을 가르고 자전거 폐달을 밟으며 가을 안으로 추억 안으로 들어간다.

 

강화 북문  강화 북산에도 가을이 흠씬 배었다. 고려궁의 돌담을 끼고 900여 미터에 이르는 고갯길을 오르면 색색의 향연이 펼쳐진다. 쉬엄쉬엄 길을 오르면 어느새 강화산성 북문. 성문 양 옆에 단풍나무가 붉게 타오르고 성 밖 마을에는 은행나무가 노란빛을 흩날리며 시야를 가득 채운다.

 


월미산 산책길  월미산에 초록으로 무성했던 이파리들도 울긋불긋 생의 마지막 열정을 꽃피우고 있다. 바다를 마주보고 있는 산책로에 서 있는 온갖 나무들은 고운 빛깔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하늘과 가까운 곳에서 내려다보니 발아래 색색의 융단이 아득히 펼쳐진다. 그 아름다운 모습을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마음속 책갈피에 곱게 새겨 넣는다.

 

자유공원 산책길  자유공원 제물포고 뒷담길과 한미수교100주년기념탑 근처에도 가을꽃과 단풍이 어우러져 절경을 연출한다. 후두둑 색색의 비가 떨어지는 순환산책길을 걸으며 가을의 정취를 만끽한다. 바람에 발길에 서걱이는 낙엽소리에 조차 낭만과 그리움이 배어 있다.

 

단풍, 마음속 책갈피에 새기다
매년 오가는 가을이고 피고 지는 단풍이지만 맞이할 때마다 마음은 다르다. 이 반가운 단풍을 온전히 즐기고 싶다면 햇살 좋은 날 단풍구경을 나서자. 잎의 색상과 모양은 빛의 방향과 정도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 또 단풍은 해가 뜨고 지고 바람에 날려 떨어질 때,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르다. 낙엽이 쌓인 길을 거닐며 가을의 ‘황량한 아름다움’을 느껴보는 것도 좋다. 마지막으로 색이 고아야만 단풍은 아니다. 붉게, 노랗게 혹은 연녹색이나 갈색으로 다양하게 물든 잎의 아름다움을 음미하자. 단, 사진으로 담기에는 색감이 화려하고 선명한 단풍이 좋다. 참고로 일교차가 큰 깊은 숲속이나 산꼭대기에 있는 잎이 색이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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