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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우산'서 제외된 한국, 통화스와프 등 안전판 절실

[브렉시트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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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 대책은외환보유액 3709억달러.. 일각선 유동성 부족 논란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美 연준과 소통 나서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유럽의 정치.경제질서가 혼돈의 시기로 접어듦에 따라 당분간 국내 외환시장의 파고가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선 한국이 미국의 '달러 우산'에서 제외돼 있는 만큼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한.미 통화스와프 등 달러공급 안전장치를 검토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차 외환방어벽인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3709억달러(5월 말 기준)다.

과거 1997년 외환위기 때(204억달러)보다 18배 많아졌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2000억달러)와 비교해서도 2배 가까이 커졌으나 그간의 경제발전에 따라 한국의 외환거래량도 늘어났다는 점에서 과거 수치를 놓고 단순비교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지난 1.4분기 국내 외국환은행의 외환거래 규모는 하루 평균 529억9000만달러(현물환, 외환파생상품 거래 포함)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하루 평균 거래량이 463억달러, 앞서 외환위기 때 10억~20억달러 수준이었다는 점에 비춰볼 때 그에 따른 외환안전망 역시 강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수준의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냐, 충분하지 않으냐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지난해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국내외 기관들은 한국의 외환보유액(당시 약 3635억달러)이 약 370억달러 안팎으로 부족하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또 한은이 보유한 대부분의 외환보유액이 장기채 등에 투자돼 있어 즉각적으로 달러 유동화가 어렵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한은 측은 "외부충격을 완충하는 데 충분한 수준"이라며 "보유한 자산 역시 유동성이나 안정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공식적으론 충분한 수준의 외환보유액과 외채 관리로 인해 당장은 통화스와프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으나 2차 방어선인 통화스와프(국가 간 통화 빌려주기) 확대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엔 원화를 예치하고, 달러를 빌려올 수 있는 달러 통화스와프 확보가 관건이다. 현재 한국의 양자간 '달러' 통화스와프는 단 한 건도 없다. 사실상 미국의 '달러 우산'에서 제외돼 있는 상태다. 한.미 간 통화스와프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300억달러 규모로 체결돼 2010년 2월 종료됐다.

한.일 간 달러 통화스와프는 양국 간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더 이상 만기연장 없이 지난 2015년 2월 종료됐다. 한.중 통화스와프(3600억위안.64조원 규모)나 한.호주 통화스와프(5조원 규모) 등은 모두 위안, 호주달러 등 지역 화폐들로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될 경우 그 위력이 반감될 수밖에 없다. 아세안 국가들과 함께 치앙마이 이니셔티브상 384억달러의 다자간 통화스와프를 체결했으나 어디까지나 회원국 공동의 비상주머니 수준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월엔 언론을 통해 한.미 간 통화스와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비친 바 있으나 이달 초 서울에서 열린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과의 한.미 재무장관 회담에선 미국 측에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게 참석자의 전언이다.

그러나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점차 미국 측과 접점을 넓혀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 스위스 바젤에서 중앙은행 총재들과 총재외교를 하고 있다. 이 총재는 오는 8월 미국에서 열리는 중앙은행 총재 회의 격인 잭슨홀미팅 등을 통해 미 연준과 소통 기회를 늘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브렉시트로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시장안정조치로 달러 유동성을 더 공급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 미국이 영국, 일본, 캐나다, 스위스 등 6개 중앙은행과 체결한 '무제한 달러 긴급지원시스템' 가동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제금융시장은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어 예단하기 어렵다는 게 정부 당국의 판단이다. 현재로선 주초가 1차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뉴욕 NDF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73.5원에 거래되면서 전날 서울외환시장 종가(1179.9원)보다 6.4원가량 내려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온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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