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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의 파격실험, 우리에겐 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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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C=서상범 기자]일주일의 근무시간 중 단 두시간만 회사로 출근해 일을 한다. 나머지는 집에서 일을 한다. 생각만해도 꿈과 같은 일인데요. 이 꿈을 실현시키기로 한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일본 최대 자동차회사인 도요타입니다.


지난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요타의 혁신적 실험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도요타는 오는 8월부터 재택근무를 실시한다고 노동조합에 통보했는데요.

재택근무자로 선발된 직원은 일주일에 하루 회사로 출근해 2시간만 사무실에서 근무하면 됩니다. 나머지 시간은 집이나 외부에서 일하면 되는 파격적인 내용입니다. 영업 담당자 등 외근직은 외부에서 근무후 회사에 들어가지 않고 귀가 후 e-메일로 업무 현황을 보고하면 됩니다.

재택근무를 적용하는 인원 역시 파격적입니다. 도요타 측이 밝힌 인원은 사무직과 기술직 사원 2만5000명, 3월말 기준으로 도요타 본사 직원 7만2000명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도요타가 이같은 파격적인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우선 업무 경험이 풍부한 여직원이 육아를 이유로 회사를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일본 내각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일본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20대 후반이 80%로 가장 높고, 30대는 71~72%로 낮아졌다가 40대에는 75%로 회복되는 ‘M자 커브’를 그렸습니다.

출산에 이은 육아 문제가 걸리는 30대들이 직장을 그만 두는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간병 이직 문제도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노부모를 간병하느라 한창 일할 나이에 직장을 그만두는 사람이 연간 10만명에 달하는 등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요.

이들에게 파격적인 재택근무를 통해 회사와 가정, 두가지 일을 놓치지 않게하겠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육아에 적극 참여하는 ‘이쿠멘(イクメン)’을 지원하려는 의도도 포함됩니다. 이쿠멘은 ‘기를 육(育)’의 일본어 발음 ‘이쿠’에 남성(man)을 뜻하는 ‘멘’을 합성한 일본 신조어인데요.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꺼려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육아를 하면서도 일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그렇다면 재택근무로 인한 근무태도(근태)가 떨어지지 않을까라는 의문도 제기됩니다. 하지만 도요타 측은 몇 해 전부터 재택근무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온 경험이 쌓인 데다, 이른바 근태관리는 어차피 성과로 판단할 문제라는 반응입니다.

한편 이와 같은 도요타의 ‘혁명’이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도 큽니다.

우리나라 역시 일본과 마찬가지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육아로 인한 여성들의 경력단절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죠.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비경제활동상태의 30대 후반 여성 10명 중 9명은 경력 단절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중 약93%가 육아 및 가사로 인해 경력 단절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우리나라 남성들의 육아휴직 비율도 실망스러운 수준입니다. 매년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남성의 수가 증가하고는 있지만,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 가운데 남성 사용자의 비율은 5.6%에 불과했죠.

이런 현실 속에서 정부가 각종 대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중요한 것은 실제 사용자인 기업들의 적극적이고, 파격적인 정책입니다.

우리 기업들 중에서도 도요타와 같은 혁명적인 정책을 내놓은 곳이 하루빨리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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