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당일에만 59건 오작동 발생

지난달 28일 스크린도어 정비업체 직원 김모(19)군이 수리 작업 중 숨진 구의역에서 사고 당일에만 총 59건의 스크린도어 오작동·고장이 발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5월 한 달 동안 지하철 1~4호선 전 역사의 CCTV를 전수(全數) 조사한 결과, 선로 측 스크린도어 수리 작업의 절반 이상(56%)이 ‘나홀로 수리’였다. 이 같은 내용은 9일 본지가 최판술 서울시의원(중구1·국민의당)으로부터 입수한 ‘2호선 구의역 내선 철도교통사상사고 중간 조사 보고서’에 담겨 있다. 이 보고서는 서울메트로와 서울시 감사위원회의 중간 조사 결과를 토대로 서울메트로가 작성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은성 PSD 직원인 김모(19)군은 지난달 28일 오후 5시 51분에 5-3 스크린도어의 센서 2개를 청소하고 3분 뒤인 오후 5시54분에 9-4 승강장으로 갔다. 당시 김군은 5-3지점 스크린도어 고장 신고만 받은 상태였지만, 9-4지점도 스크린도어도 점검했다. 이 이유에 대해 서울메트로는 “스크린도어 작동 분석 결과 사고 당일 구의역에서 59건의 오작동과 고장이 있었고, 그 중 9-4 승강장 스크린도어의 고장이 많았다”면서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한 김군이 점검을 하러 9-4 승강장으로 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김군은 오후 5시55분25초에 승강장 선로 쪽으로 들어가 센서 청소를 시작했으며, 11초 뒤인 오후 5시55분36초에 승강장으로 진입하는 열차에 부딪혔다.

서울메트로가 5월 1일부터 28일까지 1~4호선 CCTV를 조사한 결과, 선로 측 수리 45건 가운데 26건(56%)을 작업자 1명이 진행했다. 규정엔 ‘2인1조’로 수리를 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이 기간에 지하철 1~4호선의 총 고장 건수는 1482건이었다. 1285건은 CCTV저장기간이 지났거나 화면에 수리 장면이 제대로 찍히지 않아 작업자가 확인되지 않았다. 작업자 확인이 가능한 197건 가운데 선로 측 작업은 45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56%인 26건을 작업자 1명이 수리했다고 서울메트로는 밝혔다.

구의역 역무원은 관제실로부터 승강장 안전문이 고장 났다는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이를 교대 근무자에게 전달하지 않았고, 시설물 대장과 역무 일지에 기록 하지도 않았다. 이 때문에 김군이 스크린도어를 수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역무원 중 누구도 알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서울메트로 전자사업소 직원들은 선로 측에서 수리가 이뤄지지 않도록 한 달에 한 번 현장 점검을 해야 했지만, 작년 8월 말 강남역에서 비슷한 사고가 발생한지 석 달 뒤인 작년 11월에 한 번 현장 점검을 한 것이 전부였다고 파악됐다.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서울메트로의 실제 스크린도어 고장 건수는 그동안 서울메트로가 서울시나 서울시의회 등 각종 기관에 제출한 고장 건수(2013년부터 2015년 8월까지 7222건)보다 많은 1만7000~8000건이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서울메트로는 “제출했던 자료는 부속품 교체 등이 필요했던 중(重)정비 건수만 집계했던 것이라 차이가 난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