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격차, 13년만에 최소치로
올해 안 순위 뒤집어질 가능성
올해 안 순위 뒤집어질 가능성
올 초부터 계속되는 조선업계의 ‘수주 절벽’ 탓에 수주 잔량에서 일본이 한국을 바짝 따라붙었다. 이대로 가면 한-일간 수주 잔량이 17년만에 역전될 수도 있다.
6일 조선·해운 분석 기관인 클락슨리서치의 자료를 보면, 지난 5월 말 기준 주요 조선 국가의 수주 잔량은 중국이 3717시지티(CGT, 표준화물 환산톤수)로 세계 1위, 한국이 2554만시지티로 2위, 일본이 2228시지티로 3위였다. 한국과 일본의 수주 잔량 차이는 326만시지티인데, 이는 13년 전인 2003년 8월의 한-일 수주 잔량 차이 259만시지티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한국은 작년 12월 수주 잔량이 3108만시지티였으나, 1월 2939만시지티, 2월 2851만시지티, 3월 2726만시지티, 4월 2656시지티, 5월 2554만시지티로 5개월만에 554만시지티나 줄었다. 일본 역시 지난해 12월 이후 수주 잔량이 계속 줄었으나, 5개월 동안의 감소량은 328만시지티에 그쳤다. 클락슨리서치 통계를 분석한 삼성중공업 구상옥 홍보과장은 “오랫동안 한국의 수주량이 일본보다 많았기 때문에 선박 인도량도 한국이 많다. 그런데 올해 들어 한국의 수주량이 일본보다 작아지면서 수주 잔량의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안에 두 나라의 수주 잔량 순위가 뒤집어질 수도 있다.
한국은 1999년 12월 수주 잔량에서 일본을 2만1천시지티 앞선 이후 17년 동안 상위를 차지해왔다. 2008년 8월엔 두 나라의 수주 잔량 격차가 3160만시지티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5월까지 전세계 선박 주문량은 498만시지티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97만시지티에 견줘 3분의 1수준이다. 조선 3대국 가운데 중국은 200만시지티를 주문받아 40.2%의 점유율로 세계 1위를 기록했으나, 한국과 일본은 각각 27만시지티(5.3%), 31만시지티(6.3%)로 각각 6위와 5위로 밀렸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