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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못 믿어” 미세먼지 공포가 바꾼 일상생활

임현석기자 , 최고야기자

입력 2016-06-01 03:00:00 수정 2016-06-01 15: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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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용 측정기 사고 日기상정보 확인
주부들 미세먼지 농도 인증샷 공유… 자녀에게 방진마스크 씌우고 청소
공기청정 기능 갖춘 에어컨 불티… 연기흡입 조리기구 구매도 늘어


직장인 김원상 씨(38)는 주말인 지난달 28일 오후 가족과 함께 경기도의 한 캠핑장으로 나들이를 나왔다가 30분 만에 발길을 돌렸다. 아내 김모 씨(37)가 최근 구입한 휴대용 초미세먼지 측정기를 가리키면서 “여긴 숨쉴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며 화를 냈기 때문이다. 측정기에 나타난 초미세먼지 수치는 m³당 약 90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 ‘나쁨’이었다. 집에 돌아온 아내 김 씨는 진공청소기를 돌리며 남편과 딸(5)에게 방진 마스크를 씌웠다.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이 미덥지 못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가족건강에 민감한 주부들이 이처럼 ‘독자생존법’을 찾고 있다. 주부들이 많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휴대용 미세먼지 측정기를 구입했다는 인증 사진이 쏟아지고 있다.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하고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만들어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흘 만에 5000명 가까운 회원이 모였다.

최근 시중에서 판매 중인 공기청정기·측정기의 성능 연구에 들어간 환경부는 “저가 센서 제품이 많고 오차도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초미세먼지 측정기가 없는 기초지자체가 전체 228곳 중 121곳에 달해 주부들은 더 뿔이 난다. 주부 이모 씨(30·경기 동두천시)는 “시에 측정기를 설치하라고 민원을 넣고 있는데 바뀌는 게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국과 중국 동북부까지 예보하는 일본 기상협회의 초미세먼지 정보를 확인하는 주부도 늘고 있다. 국내에선 초미세먼지 농도가 ‘보통’으로 나오지만 일본 기상협회는 ‘위험’을 경고할 때가 많아 더 신뢰가 간다는 것. 국내 대기환경 기준(일평균 m³당 50μg)보다 일본 기준(35μg)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같은 측정치에 대한 해석이 다를 뿐 정부가 사실을 은폐한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어 일본 자료를 더 믿는다는 주부들의 목소리도 거세다.

미세먼지 걱정은 소비 트렌드도 바꿨다. 31일 온라인쇼핑몰 옥션에 따르면 5월 9∼29일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있는 에어컨의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0% 늘었다. 고등어를 구울 때 미세먼지가 나온다는 보도 이후 이를 방지하는 양면 프라이팬 등 조리기구 구입 문의도 부쩍 늘었다. 현대홈쇼핑에 따르면 적외선 전기구이기 제품의 5월 매출은 4월과 비교해 11% 늘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최고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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