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책

[단독] 삼성중공업, 1조원 지원 요청…産銀 "지원 불가"

  • 정해용 기자

  • 입력 : 2016.06.02 10:38 | 수정 : 2016.06.02 18:39

    경영난을 겪고 있는 삼성중공업(010140)이 지난달 17일 산업은행에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제출하면서 1조원의 신규 자금을 요청했지만 산은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비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정부 측에 2조3000억원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거부된 바 있다. 이후 정부와 산업은행은 삼성중공업에 재무구조 개선 자구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했고, 삼성중공업은 1조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확보 계획을 마련했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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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중공업, 자구안 제출과 동시에 1조원 지원 요청

    금융권 관계자는 2일 “삼성중공업이 자구안 제출 당시 산업은행에 기존 차입금과 별도로 1조원의 추가 자금지원을 요청했다”면서 “하지만 산은은 삼성중공업의 현 상태를 고려해 이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산은과 채권은행들은 기존 차입금도 상환 연장을 해 줄지 고민하고 있는 상태인데 삼성중공업이 추가 자금을 요구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과 함께 조선업계 빅3인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해양플랜트 손실로 사상 최대인 1조5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76.8%줄어든 61억원에 그쳤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수주가 없다는 점이다. 수주 절벽으로 인해 들어오는 선수금이 끊겼고, 가뜩이나 현재 일감도 헤비테일(Heavy-tail) 방식이 많아 자금이 부족한 것으로 전해졌다. 헤비테일이란 대금을 미리 미리 단계적으로 받지 않고 선박을 인도할 때 절반 이상을 수령하는 형태를 말한다.

    ◆ 산업은행 속내는…“그룹 차원 지원책 필요”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17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자구안을 제출했고 같은 날 회계법인을 통한 경영진단도 시작했다.

    자구안에는 거제삼성호텔 매각, 선박건조장(도크) 잠정 폐쇄, 인력구조조정 등으로 1조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산은 등 채권단과 정부(금융당국)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삼성SDS 지분을 팔아 자본잠식상태에 빠진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에 나섰던 것과 같은 삼성그룹 차원의 자구계획을 원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인이 멀쩡히 있는데 무조건 은행에만 손을 벌려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삼성중공업의 최대주주는 삼성전자(17.62%)다. 삼성생명,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물산, 제일기획 등을 포함하면 삼성계열사들이 24.09% 지분을 갖고 있다.

    한편 이와 관련 삼성중공업은 “공식적으로 산업은행에 추가 지원을 요청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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