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소금마저…" 염전서 살충제 성분 검출 충격

전남지역 염전 8곳 중 3곳서 지오릭스 성분 나와
"정밀분석하면 제초제 성분도 추가 검출 가능성"

세계일보 취재팀이 7월말 방문한 한 염전에서는 쓰다남은듯한 농약병이 놓여 있었으나 8월 중순 정부 관계자와 다시 찾았을 때에는 검은색 관 속에 숨겨져 있었다. 자료사진
 일부 염전에서 함초 등을 죽이기 위해 농약을 친다는 세계일보 보도와 관련, 염전에서 수거한 토양에서 살충제인 지오릭스 성분이 검출돼 파문이 일고 있다. 김장철을 앞두고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중에 유통중인 천일염 중에서 농약이 함유된 것만을 따로 골라낼 수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염전에서 관행적으로 해 오던 농약 살포를 근절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29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염전의 농약 살포 실태를 고발한 세계일보 보도(http://tinyurl.com/3q4b83g 참조) 이후 지난 8월30,31일 전남지역 8개 염전에서 토양 샘플 20여개를 채취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검사의뢰한 결과 일부 샘플에서 지오릭스 성분이 0.07∼1.7 검출됐다.

 조사 대상인 전남 해남군과 신안군, 영광군 지역 염전 8곳 가운데 토양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된 곳은 해남의 염전 2곳과 신안의 염전 1곳이다.

 한 농약전문가는 “지오릭스는 잔류성이 긴 살충제로서 전 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되는 추세에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담배 등 비식용 작물에만 사용한다”면서 “0.07, 0.08은 예전에 쓴 것으로 보이나 1.7이라면 근래에 사용한 것”이라 분석했다. 

 그는 “지오릭스 성분은 동물의 신경계통을 망가뜨리는데 사람에게는 영향을 더 줄 수 있다”면서 “위해성 여부를 추가로 조사해 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남도는 농약 성분이 검출된 해당 염전에 대해 천일염 출하 중지 조치를 취하는 한편 원인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지오릭스 성분은 토양에 잘 붙으나 소금에는 안 붙는다고 한다”면서 천일염 전반에 대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에서 염전업자들이 함초 등을 죽이기 위해 널리 쓰는 제초제 그라목손과 글라신 성분이 아니라  살충제인 지오릭스 성분이 나온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오릭스 성분은 토양에 잘 달라붙는 성질이 있으나 그라목손과 글라신 성분은 물에 잘 녹고 토양에 잘 달라붙지 않아 소금이나 토양 샘플 조사에서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즉 제초제 성분까지 더욱 면밀하게 분석하면 다른 염전에서도 농약 성분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취재팀이 지난 8월30,31일 농림부와 함께 염전 8곳을 방문조사한 결과 취재팀의 1차 방문때와 달리 말끔하게 정리된 모습이었으나 일부 염전에서는 여전히 농약병이 굴러다니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http://tinyurl.com/3zbo6bu 참조)  당시 한 지자체 관계자는 "태풍 등 요인으로 대대적인 청소가 이뤄졌다"고 말해 취재팀이 1차 보도에서 지적한 농약병 등을 모두 치웠음을 내비쳤다.

 앞서 취재팀은 지난 7월26일부터 29일까지 해당 염전을 취재한 결과 일부 염전에서 쓰고 버린 것으로 보이는 농약병과 농약봉지 등을 발견했다.(http://tinyurl.com/3s6l8zj 참조)  병과 봉지가 발견된 농약은 제초제인 ‘그라목손안티온’과 ‘풀방패’, 살충제인 ‘스미치온’과 ‘지오릭스’, ‘충모리’ 등 10가지 제품이었다.

 당시 전남도와 신안군 등은 염전을 전수조사한 결과 농약을 친 흔적을 전혀 확인할 수 없었다면서 세계일보 보도를 허위보도로 몰아세웠다.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염전에서 농약을 친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들끼리는 다 아는 사실인데도 그동안 말할 수 없는 불편한 진실이었다"면서 "천일염 산업 발전을 위해 농약 살포는 반드시 근절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특별기획취재팀= 박희준, 신진호, 조현일 기자 special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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