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의 뜻을 담아 전시성폭력 해결 활동가에게 수여하는 첫 '나비평화상' 시상식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라온비체에서 열렸다. 첫 수상단체는 두레방, 새움터, 햇살사회복지회(왼쪽부터)가 받았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의 뜻을 담아 전시성폭력 해결 활동가에게 수여하는 첫 '나비평화상'을 18일 '두레방', '새움터', '햇살사회복지회' 등 주한미군 기지촌 문제에 천착해 온 단체들이 받았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라온비체에서 '나비평화상' 시상식을 열었다. 이날 수상단체들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에게서 기지촌 문제해결 운동에 힘을 내겠다고 소감을 표했다.

이날 수상한 유영님 '두레방' 원장은 소감에서 "두레방은 지난달 30주년 행사를 했지만 해야할 일, 가야할 길이 멀다"며 "기지촌 여성보다 앞서가신 '위안부' 할머니들께 배우겠다. 이 상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위안부'라 불리면서 오랜세월 고통 속에 사신 할머니들간 연대와 지지 활동이 활발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 '나비평화상'을 직접 시상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당부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우순덕 '햇살사회복지회' 원장은 지난 2009년 5월 어버이날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이 기지촌 여성들을 만난 자리에서 길원옥 할머니의 당부를 회고했다. 

당시 길 할머니는 기지촌 여성들에게 "나도 일본군에게 당한 일이 내 잘못인 것만 같아서 숨기고 살았다. 그런데 국가의 잘못이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니까 숨지말고 당당하게 힘내라"고 말했다는 것.

우 원장은 "용기를 주신 일을 잊지 못하고 기지촌 할머니들도 기억하고 있다"며 "사회를 향해 목소리 낼 수 있었던 것은 정대협 할머니들이 우리 할머니들에게 숨지말고 당당하게 힘내시라고 하신 긍정적 에너지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직접 시상에 나선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는 "여러분들의 뜻으로 처음으로 상을 줘서 기쁘다"며 "지금까지 힘을 써주셨는데 앞으로도 더 열심히 협조해주시면 감사하겠다. 같이 힘 좀 써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정대협은 이들 단체를 선정한 이유로 "한국의 기지촌은 식민지 하 일본의 공창제도에서 비롯되어 미군정기, 한국전쟁, 박정희 군사정권을 거쳐 냉전체제와 군사주의 경제를 등에 업고 성장하였으며, 이들 세 단체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기지촌 성매매를 사회적 의제로 확산시키고 피해여성들의 인권회복을 위해 적극 활동해 온 만큼 전시성폭력과 다양한 여성폭력에 저항하고 이를 중단시키고자 하는 나비평화상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길원옥, 이용수 할머니와 이네스 곤잘레스 동티모르 피해자 등 1백여 명이 참가했다.

▲ 이날 시상식에는 한국과 동티모르 피해자를 비롯해 1백여 명이 참가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한편, 정대협은 지난해 한국과 일본정부의 일본군'위안부' 합의(12.28합의)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19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조계사 국제회의장에서 제14차 일본군'위안부'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를 개최한다.

10개국 활동가 및 3개국 일본군'위안부' 생존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회의의 주제는 '진실, 정의, 배상실현, 재발방지를 위하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