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건국신의 신궁’ 최종 조율중
정교분리 위배 논란 일수도
정교분리 위배 논란 일수도
26일 개막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한국인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일정이 있다. 일본의 건국신인 아마테라스 오미카미를 모시는 이세신궁의 참배다.
<산케이신문>은 25일 일본 정부가 주요 7개국 정상들과 함께 이세신궁을 방문해 ‘미카키우치 참배’로 불리는 정식 참배를 하는 방향으로 각국과 최종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가 이세신궁 방문 일정을 넣은 이유로 “일본의 정신성과 전통 등을 피부로 느끼게 하는 기회를 중시한 것”이라고 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6일 공식 일정을 하루 앞두고 미리 신사를 찾아 참배했다.
일본의 정신문화에 어두운 서구 입장에서 보면, 이세신궁 참배는 일본의 전통문화를 경험해보는 기회로 여겨질지 모른다. 그러나 이세신궁은 군국주의 시기 “일본은 신국(神國)”이라는 선민의식을 바탕으로 아시아 주변국을 침략하는 이데올로기를 제공했던 시설이다. 당시 일본 어린이들은 “(일본의 창조신인) 아마테라스 오미카미는 우리 천황 폐하의 선조”라는 신화를 사실처럼 배우며 “열심히 공부해 훌륭한 신민이 되어 천황 폐하를 위해 진력을 다해야 한다”(<초등과 국사> 하권)고 다짐했다. 이는 “일본은 신국이기 때문에 전쟁에서 절대 지지 않는다” “천황을 위해 죽어 야스쿠니에서 만나자”는 국가관으로 이어졌다.
물론 당시 국가신도와 지금의 신도를 동일시하며, 이세신궁이 도쿄의 야스쿠니신사처럼 옛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시설이라고 단정하긴 힘들다. 일본 내에선 이번 방문이 일본 헌법 20조가 못박은 ‘정교분리’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도쿄/길윤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