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광도 안렴사 조박과 가뭄에 대해 이야기하며 사임하고자 했으나 윤허하지 않다
양광도 안렴사 조박(趙璞)이 와서 조회하니, 임금이 묻기를,
"내가 듣건대, 양광도·전라도·경상도 3도(道)가 가물어 장차 실농(失農)할 것이라 하니, 참말인가?"
하매, 조박이 대답하기를,
"전라도와 경상도는 신(臣)이 알지 못하오나, 양광도 는 비가 계속해 내려서, 벼이삭이 점점 무성해집니다."
하므로, 임금이 크게 기뻐하였다. 조박이 그 임무를 면하기를 청하면서 아뢰었다.
"신은 일찍이 조그마한 공로도 없으면서 외람히 일등 공신에 참여했사오니, 실로 평민(平民)으로서 출세할 수 있는 최고(最高)의 자리임으로 감히 스스로 편안하지 못하온데, 또 한 도(道)의 임무를 맡기셨으므로, 모기가 산을 짊어진 것과 같사오니 어찌 감당하겠습니까? 더구나, 예로부터 신하가 명령을 받고 밖에서 근로(勤勞)하다가 도리어 참소와 훼방을 만난 사람이 많았사오니, 원하옵건대, 전하께서는 신의 이 임무를 해임(解任)시켜 신의 생명을 보전하게 하소서."
임금이 말하였다.
"경(卿)이 어째서 이런 말을 하는가? 나는 신하에게 비록 칭찬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반드시 살피며, 비록 훼방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반드시 살펴서, 꼭 그 실상을 알아낸 뒤에 상벌(賞罰)을 시행하니, 경은 임지에 가서 조심하라."
- 【태백산사고본】 1책 3권 8장 B면【국편영인본】 1책 43면
- 【분류】인사-임면(任免) / 농업-농작(農作)
○壬戌/楊廣道按廉使趙璞來朝。 上賜對, 問曰: "吾聞楊廣、全羅、慶尙三道旱, 將失農, 信乎?" 璞對曰: "全羅、慶尙, 臣所不知, 楊廣道則雨澤不絶, 禾稼稍盛。" 上大悅。 璞乞免其任曰: "臣未嘗有尺寸之効, 濫與一等功臣, 實布衣之極, 不敢自安, 又委一道之任, 如蚊負山, 豈敢當哉? 且自古人臣受命, 勤勞于外, 反罹讒毁者多矣。 願殿下釋臣此任, 俾全臣命。" 上曰: "卿何出此言? 我之於臣, 雖有譽之者, 必察焉; 雖有毁之者, 必察焉, 必得其實, 然後以行賞罰。 卿其往敬哉!"
- 【태백산사고본】 1책 3권 8장 B면【국편영인본】 1책 43면
- 【분류】인사-임면(任免) / 농업-농작(農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