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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美 오바마 움직인 일본외교… 한국외교는 속수무책인가

동아일보

입력 2016-05-13 00:00:00 수정 2016-05-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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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방문은 집요하게 미국을 설득한 일본 외교의 승리이자 한국 외교의 한계를 보여준다. 외교부는 오바마 대통령이 평화공원의 원폭 사망자 위령비에서 불과 200m 떨어진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도 방문하도록 요청하는 문제에 대해 “우리의 관심사가 협의를 통해 미 측에 전달돼 있다”며 “구체적으로 언급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어제 밝혔다. 그러면서도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이해한다”며 이와 관련해 “한미 양국이 긴밀한 소통을 유지해 왔다”니 무슨 ‘소통’을 어떻게 해왔다는 건지 납득하기 어렵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은 26, 27일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이 주목적이다. 이 회의에선 세계 경제 위기와 테러 대응 외에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가 중요 의제로 다뤄진다. G7 정상들이 북한 김정은의 핵보유국 주장에 엄중히 경고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작 북핵에 직접 노출돼 있는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는다. 2008년 일본서 열린 G8 회의에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 초청으로 참석해 한미, 한-러 정상회담까지 가진 것과 비교된다.

일본 언론은 당초 일본이 박 대통령을 G7 정상회의에 초청하려 했으나 한국 측 일정이 맞지 않아 무산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청와대와 외교부는 일본이 공식적으로 초청을 타진하거나 초청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설명이고 실제로는 박 대통령의 첫 일본 방문이 남의 잔치에 들러리 서는 형식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작년 12월 한일 위안부 협상이 타결됐지만 아직 진전이 없어 박 대통령이 방일할 만큼 양국 관계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G7 회의 하루 전인 25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박 대통령은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와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다. 대통령이 내 놓을 ‘코리아 에이드’라는 아프리카 정책 비전이 이동검진 차량과 푸드트럭, 문화영상트럭으로 구성된 봉사단이고 보면 과연 G7 회의 참석을 못할 만큼 일정 조정이 어려웠는지 의문이다.

결국 박 대통령은 G7 정상들과 북핵에 대해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도 얻지 못했고,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로 한미 관계가 미일 관계에 밀리는 것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 됐다. 박 대통령의 방일이 어려웠다면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에 앞서 한국을 방문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손이라도 잡아주도록 총력외교를 펼쳤어야 했다. 여러모로 대통령 눈치만 보는 듯한 우리 외교 당국의 안이한 자세가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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