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끼리 '연대보증' 이탈 막아
사채의 족쇄에 묶여 해외 원정 성매매를 한 여성과 성매매 알선 브로커 등 47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사채를 갚지 못한 여성을 일본 캐나다 미국 등 해외에서 성매매를 하도록 알선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등 위반)로 윤모(57)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성매매 여성 34명과 브로커, 성매매 업주 10명 등을 불구속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구속된 성매매업주 3명은 사채업을 하면서 성매매 여성이 빚을 갚지 못하는 점을 악용해 해외 성매매를 알선하며 대금 일부를 가져가는 식으로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일본 도쿄 우구이스다니역 주변에서 고리사채업을 하던 윤 씨는 성매매업소 개업을 원하는 여성에게 돈을 빌려주고 갚지 못하면 여권을 빼앗아 성매매하도록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본에서 성매매업소를 운영한 박모(47) 씨 역시 인터넷 사이트로 성매매 여성을 모집한 뒤 자신이 운영하는 일본 업소에서 일하도록 했다. 국내에서 사채업을 하던 이모(37) 씨는 일본에서 성매매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여성을 유인해 일하도록 알선했다. 특히 이 씨는 '문 앞에서 코트 벗고 노크하면서 미소 지을 것' '가벼운 키스' '몸을 밀착시켜 긴 시간을 유도할 것' 등 일본 남성의 특징을 고려한 성매매 매뉴얼을 만들어 지키도록 교육해 현지에 최적화한 영업을 하기도 했다.
이들은 성매매 여성이 관광비자로 3개월간 일본에 체류한 뒤 재입국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미국 캐나다 호주 등의 성매매업소와 연계해 해외 원정 성매매를 알선하면서 이들 여성이 관광객인 것처럼 위장하려고 인터뷰 질문을 외우게 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김병수 국제범죄수사대장은 "이번에 검거된 업주는 사채업을 하면서 성매매 여성이 빚을 갚지 못하자 해외 성매매를 알선했으며, 여성끼리 연대 보증을 서도록 해 빠져나가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