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로서 위안부 역사 잊혀지지 않도록 노력”
▶ 푸나호우 학교에서도 역사 시간에 위안부 문제 교육

<사진설명: 9일 HPU 카네오헤 캠퍼스에서 열린 글쓰기 강연에서 강사가 강연을 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군의 성노예로 참혹한 삶을 살아 낸 종군위안부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소설 ‘종군위안부(Comfort Woman)’의 작가 노라 옥자 켈러가 9일 하와이퍼시픽대학교 카네오헤 캠퍼스에서 강연을 갖고 종군위안부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코올라우 글쓰기 연수회(Ko’olau Writers Workshop)에 초청 강사로 나온 켈러는 1997년 ‘종군위안부’ 책 출간을 통해 미국인들에게 종군위안부 참상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이날 강연에서 ‘종군위안부’를 쓴 동기에 대해 “글쓰기 클럽에 있던 한 친구가 UH에서 ‘한국 위안부’에 대한 강의가 있다고 해서 따라갔다. ‘위안부’가 뭔지 전혀 모르고 한국여성의 전통적 역할에 대한 것이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따라갔는데 위안부 할머니가 겪어야 했던 얘기를 듣고 당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그 이후 위안부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자료를 찾고 단편을 쓰고 글쓰기 클럽에서 발표했는데 친구들이 그 다음은 어떻게 됐냐고 성화를 부려서 단편으로 쓰려던 게 책이 됐다.”고 설명했다. ‘종군위안부’가 출간된 1997년부터 지금까지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보호 차원에서의 환경변화에 대해 켈러는 단호하게 “변한것이 없다”고 답했다.
“캘리포니아에서 독자들과 만남을 할 때 한 젊은 여성이 일본 할머니를 데려온 적이 있었다. 그 일본 할머니는 ‘이 책에 나온 역사는 모두 거짓이다. 난 일본에서 평생을 살았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위안부들은 자신들이 가고 싶어서 간 것이다’라고 해서 기가 막힌 적이 있었다. 홀로코스트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과 무슨 차이인가. 그러나 예전과는 달리 대중들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쉬쉬하지 않고 더 많은 의식을 가지고 담론을 벌이는 것 같아 그나마 나아진 환경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최근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일합의에 대해서는 “답답하다(frustrating)"고 답하며 “사실 두어 달 전에 에이전트로부터 일본 출판사가 ‘종군위안부’를 일본어로 번역해 출판하고 싶어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얼마간 협상이 진행되다 무산됐다고 연락이 왔다. 일본 출판사와 일반대중은 ‘종군위안부’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데 일본정부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아쉬워 했다.
샌프란시스코는 8월부터 위안부에 대한 문제를 중고등학교에서 가르칠 예정이지만 하와이는 아직 이러한 움직임이 거의 없는 현실에 대해 켈러는 “학생들에게 쓰기 고통스럽고 다른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진실을 이야기하라고 가르친다”며 그러나 "정치적이나 사회/과학적인 운동을 시작하기에는 나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푸나호우 학교는 아시아 역사 수업에서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작가가 아닌 한 여성 그리고 인간으로서 고통이 가득한 이 역사의 진정한 ‘해결책’이 존재하는지 모르겠다"고 속내를 전한다. “배상금 조차도 이 여인들이 잃어버린 삶을 보상할 수는 없다”며 다만 작가 입장에서 역사가 잊혀지지 않도록, 그저 이야기를 계속 써나가는 것밖에 하지 못함을 아쉬워 했다.
켈러는 1965년 서울에서 한국인 어머니와 독일계 미국인 아버지사이에서 태어나 하와이로 이민 왔다. UH에서 영어와 심리학을 전공하고 1990년 UC 산타 크루즈에서 미국문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푸나호우 학교에서 10여년째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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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