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라 기자

등록 : 2016.04.01 20:00
수정 : 2016.04.01 20:00

中 거주 위안부 할머니 중태, 의료진 파견

등록 : 2016.04.01 20:00
수정 : 2016.04.01 20:00

계단서 넘어져.. 국내이송 검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하상숙 할머니. 나눔의 집 제공

정부가 낙상사고로 중태에 빠진 중국 거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89) 할머니에게 국내 의료진을 파견하기로 했다.

여성가족부는 1일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신종욱 교수와 흉부외과 박병준 교수가 하 할머니가 입원 중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있는 동지병원을 3일 방문한다고 밝혔다.

의료진들은 할머니의 건강상태를 살핀 후 국내 이송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하 할머니는 열 일곱 살이던 1944년 5월 “돈을 잘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중국에 있는 일본군 위안소로 끌려가 8개월간 고초를 겪었다. 해방 이후에는 “고향 사람들 볼 낯이 없다”며 귀국을 포기했고, 지인의 소개로 중국인과 결혼했다. 전처 소생 딸 셋을 키우며 방직공장에서 25년간 일하기도 했다.

하 할머니는 지난 2월 15일 이웃과 말다툼을 벌이다 2층 계단에서 넘어지면서 갈비뼈가 폐를 찌르는 중상을 입고 동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중태다. 평소 고혈압, 뇌경색, 천식, 심장질환 등을 앓아왔는데 낙상사고로 호흡장애 신장기능 약화 등이 겹치면서 건강이 매우 악화된 상태다.

하 할머니는 1999년 한국 국적은 취득했지만, 중국 국적은 취득하지 않아 중국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하루 평균 150만~180만원에 달하는 입원치료비를 모두 부담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부에 따르면 하 할머니의 자녀들은 어려운 형편 떄문에 병원비를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고, 하 할머니가 ‘한국에 꼭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한 만큼 한국에서 치료를 희망하고 있다. 여성부 관계자는 “환자와 가족이 국내 이송치료를 희망하는 만큼, 가급적 국내로 모셔 의료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생존 중인 위안부 피해자는 하 할머니를 포함해 44명이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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