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NPB 개막전에서 실종된 한국인

[OSEN=고유라 기자] 일본 프로야구가 지난 25일 개막했다.

한미일 3국 가운데 가장 먼저 개막했지만 일본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도는 예전에 비해 확실히 떨어진 모습이다. 일본 야구 특유의 정교함을 메이저리그 야구의 재미로 대체하는 팬들이 많은 것도 이유 중 하나지만 뭐니뭐니 해도 한국인 선수가 많지 않아 특히 관심도가 하락했다.

지난해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뛰었던 이대호와 한신 타이거스에서 마무리로 활약한 오승환이 각각 시애틀 매리너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이적하며 태평양을 건넜다. 지난해 지바롯데 마린스에서 9승을 기록한 이대은은 1군 엔트리에 진입하지 못하고 2군에서 개막을 맞았다.

올해 새로 메이저리그로 건너간 선수는 이대호, 오승환 외에도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등 4명이나 되는데, NPB 개막 엔트리에 든 한국인 선수는 한 명도 없다. 일본에서 미국으로 넘어가고 있는 선수들의 관심도 엿보이는 장면. 일본 개막전 엔트리에 한국인 선수가 없는 것은 놀랍게도 16년 만이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는 구대성이 오릭스 블루웨이브스(오릭스 버팔로스의 전신)에서 활약했다. 이어 이승엽이 2004년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해 오릭스를 거치며 2011년 삼성에 돌아오기 전까지 일본 무대에서 뛰었다. 이 시기에는 이병규(주니치 드래건스), 임창용(야쿠르트 스왈로스) 등도 있었다.

김태균이 2010년부터 2011년 중반까지 지바롯데 마린스에서 뛰었고 이대호가 2012년 오릭스에 입단한 뒤 2014년 소프트뱅크로 옮겨 우승을 맛봤으나 올해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2000년에는 이종범, 정민철, 정민태, 조성민 등이 부상으로 1군에 없었고 이상훈이 보스턴 레드삭스로 떠나면서 한국인 선수가 한 명도 개막전 엔트리에 없었다.

일본에서 한국인 선수들이 '실종'된 것은, 한국 야구에 대한 일본의 관심이 떨어져서라기 보다는 한국인 선수들의 일본 진출에 대한 관심도가 하락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실제로 이대호는 소프트뱅크의 강한 러브콜을 뒤로 하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택했다. 오승환 역시 한신은 잔류를 원했다. 한국 선수들의 메이저리그에 대한 열망이 커질 수록 일본 야구는 외면당하는 모습.

앞으로도 계속 일본 야구에 대한 관심은 낮을 전망이다. 비슷한 평가라면 일본보다는 미국 야구를 경험하고 싶은 것이 선수들의 추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시즌이 끝난 뒤 FA나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해외 진출 요건을 갖추는 선수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아직 모른다. 벌써 일본의 일부 구단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소식도 어렴풋이 들리고 있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