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네티즌 사이에선 씹어도씹어도 단물이
전혀 빠지지 않는 획기적인 일본제 껌인
'헤타리아'가 단연 화제다.
'헤타리아'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여기저기 친절하게 잘 설명되어 있는 곳이 많으니
굳이 힘들게 다시 설명할 필요는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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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타리아란?? - http://blog.naver.com/jazz_x9?Redirect=Log&logNo=59814845
헤타리아의 본질적 문제 - http://blog.naver.com/vajim?Redirect=Log&logNo=60175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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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튀어나왔는지 모를 한 찌질이 일본작가 때문에
한국 애니팬 전체가 이에 놀아나야 하는 현실이
슬프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마음같아선 육두문자를 속사포같이
시원하게 랩으로 쏟아내고 싶지만..
쓰레기같은 작품에는 감성적으로 반응하는게 지는거라고 생각.
이성적으로 이 작품이 무엇이 잘못되었고
왜 잘못되었는지를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1.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부재
단물이 빠지지 않는 껌 '헤타리아'의 판매를
극구 반대하는 한국팬들의 모습을 보는
일본팬들의 주된 반응은 이렇다고 한다.
"안좋게 묘사된 것은 비단 한국캐릭터 뿐만이 아니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이다."
"단지 각 나라를 풍자한 개그만화일 뿐, 작가도 나쁜 의도로 그린 것은 아니다."
"만화 초기에 특정국가, 특정단체, 특정개인과는 연관이 없다고 분명히 명시를 하였다.
그러면 문제될 것이 없지 않은가."
"한국캐릭터 또한 귀엽고 개성적으로 묘사... 대체 뭐가 그리 불만들이신지 모르겠다"
"아놕슈ㅣ발 다른 나라들도 가만 있는데 왜 한국만 열폭이셈 "
하나하나 일일이 따지려면 입이
...아니 손이 아플 지경이지만
지금부턴 냉정한 시각으로 헤타리아 문제를 한번 접근해보자.
과거 엄청난 히트를 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300]을 기억하시는가?
장엄하고 웅장한 전투장면에
전세계 영화관객들은 모두 열광했을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 영화팬들도 재밌게 보았을 것이고.
여기서 생각해 볼 점이 있다.
한국사람중에 영화 [300]을 보고 불쾌하다고 느낀 사람들이 있을까?
일본, 중국? 아님 유럽 사람들 중에는??
재미있고 완성도 또한 높은 이 영화를 감상하면서
당연히 불쾌함을 느낄 이유가 없다.
그래서 [300]이란 영화에 악감정을 가질 이유도 없고.
그러나 딱 한 나라.
전국민이 블록버스터 대작 [300]을 보며 불쾌함을 감추지 못하고
분노를 표출한 나라가 있었는데
바로 '이란'이다.
그 이유는 영화 속에서
악의 축으로 묘사된 국가 '페르시아' 때문인데..
이란 국민들은 과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대제국 페르시아의 후손들이었기 때문에,
자신들의 찬란하던 과거문화가 미국인이 만든
단 하나의 영화로 인해 더럽혀지는 것에 국민적 모욕감을 느낀 것이다.
이 얘기를 꺼낸 이유가 무엇이냐면..
"아놕슈ㅣ발 다른 나라들도 가만 있는데 왜 한국만 열폭이셈 "
그네들이 말하는 열폭의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다.
'헤타리아'를 그린 작가가
전세계 팬들에게 격려의 편지를 받았다고 블로그에 밝혔다.
(전세계의 기준을 어떻게 잡았는지는 모르겠지만..)
'헤타리아'를 지지하는 일본팬들도
전세계 팬들이 원하는 만화의 애니화를
단지 한국사람들이 반대하는 이유로
애니화가 중단되는건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외친다.
'헤타리아'를 지지하는 극소수 한국팬들도
비중이 매우 작은 한국 캐릭터의 문제 때문에
열폭하는 모습은 보기 좋지 않다고 한다.
과연 이들의 주장이 옳은 것일까?
세계화시대에 사는 글로벌 지구촌 문화인들이라면
어떠한 국가의 문화가 자신들의 시점에서 볼 때
매우 보잘것없고 형편없을지라도
이를 존중해주어야 하는건 당연한 자세이다.
영화 [300]에 불쾌감을 드러냈던 이란 국민들을
우리는 비웃을 수가 있겠는가?
이란국민들은 소심해서 괜히 영화 하나에 열폭하는 것인가?
모든 엔터테인먼트 문화산업 전반에 있어서
국가, 혹은 국민에 대한 직,간접적인 묘사는 매우 민감한 사항이다.
그렇기에 어느 나라라도 자신들의 국가에 대한 안좋은 이미지를 담은
영화, 노래, 애니, 책들을 접하게 된다면
그나라 국민들이 이에 불쾌감을 드러내는건 당연지사이다.
'헤타리아'를 접한 다른 나라 팬들이 가만있는 이유가
그네들 국가에 대한 안좋은 이미지를 직, 간접적으로 담은 내용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볼 순 없는가?
한국을 상징하는 캐릭터 때문에 한국팬들이 모욕감을 느끼고 있는데
다른 나라 팬들이 '헤타리아'를 원한다는 얼토당토않는 이유로
'헤타리아' 애니화 추진을 못본척 해주어야 되는게 말이 되는가?
이런 상황을 솔로몬의 판결같이 명쾌하게 해석해주는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아주 훌륭한 고사성어가 있다.
한국에서 한 웹툰 작가가
"쪽바리즘"이라는 제목으로 똑같은 컨셉과 구성을 가진 만화를 만들었다.
한국여성, 일본여성, 중국여성, 유럽여성, 북미여성 등등
귀여운 전세계 모에 여자 캐릭터들이 등장해 엮어가는 코믹물이다.
다른 국가 여성들은 제각각 자기들만의 매력을 발산하는데 반해..
일본인 여자애는 맨날 지저분한 골방에서
라면으로 삼시 세끼니를 때우는 인터넷 오타쿠 폐인이고.
줏대나 자존심이라고는 쥐꼬리만큼도 없는데다가
BL동인지나 사서 캭캭거리는 캐릭터로 묘사되어 있다.
아. 그래도 백번 양보해서 '헤타리아'처럼 일본여성 캐릭터의 얼굴은 나름 귀엽게 그려줬다.
일본팬 입장에서 고마운 일일 것이다.
쪽바리즘의 일본캐릭터 '야메떼'짱이라고 해여♡ 자존감,지조,정절 따윈
먹는걸까나? 남자는 하늘같은 존재~ H를 위해서라면 어떤 남자든 OK~!
사랑같은건 왜 해여? 여자는 쾌락의 동물인뎅..
이런 만화가 한국에서 대히트를 기록하고
한국제작사에서 이를 어린이용 만화영화로 제작하기로 발표했다.
논란의 소지가 있는 일본인 여성캐릭터 '야메떼'양에 대해서
작가는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를
" 일본 애니보면 일본여자들은 대개 저렇던데요?
아. 일본에 가본 적은 없습니다.
만화일 뿐인데요 뭘~ 하하 일본 여성팬분들도 그냥 웃고 넘기실 겁니다^^ "
이런데 만약 일본팬들이 아무 반응이 없다면
그건 정말 할말이 없는 것이고...
문제는 이런 만화를 보고 일본팬들이 모욕감을 느낀다면
그건 우리나라에서 '헤타리아'를 보고 느끼는 모욕감이랑
다를바 없다는 것이다.
누가 정말 만들어버렸으면 정말 속이 시원하겠지만...
상대가 더티플레이하니 우리도 더티플레이하겠다는
성숙하지 못한 자세는 우리에게 전혀 득이 될 것이 없으니
논외로 하고...
각설하고 이야기하자면,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가 없는
일본팬들의 애니화 추진 서명운동 따위가 무슨 필요가 있을까.
역지사지의 자세가 없는
얼마 되지도 않을 전세계 '헤타리아' 팬들이라는 부류의 의견이란게
숙고해볼 가치가 있는 의견이냔 말이다.
"아 니미 찌질하게 피해의식 갖고 보지말고
그냥 하나의 개그만화로 보세요 한국사람들.
아니꼬우면 안보면 되는거잖아. "
그러나
아니꼬와서 안보고 넘어가기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가 존재한다.
2. 캐릭터 이콜 국가
'헤타리아'가 가진 가장 민감한 사항이란건
각각의 캐릭터가 제각각의 나라를 대표한다는 점이다.
이는 만화 자체가 국가를 의인화한 만화이기 때문이다.
모름지기 만화에는
멋진 캐릭터가 존재하면 이에 반해 찐따같은 캐릭터가 있기도 하고
착한 역이 있다면 응당 악역이 존재하기 마련이고
정의감이 넘치는 캐릭터가 있다면 비굴한 캐릭터가 있기도 한다.
만화에 왜 악역을 넣고 찌질한 캐릭터를 넣었느냐고
푸념하거나 비난하는 바보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다양한 캐릭터들은 그 만화를 역동적이고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헤타리아'는 다르다.
[ 캐릭터 = 국가 ] 라는 암시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작가가 그런 의도로 만화캐릭터를 꾸민게 아닐지라도
보는 이에 입장에서는 반드시 "캐릭터 = 국가"라는 인식을 갖게된다.
이유는 아까도 얘기했지만 '헤타리아'가
국가를 의인화한 만화라는 대명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어느 사람들이건 간에 이 작품을 감상한다면..
'헤타리아'에서 한국인 캐릭터로 나오는 [한국이]는
한국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생각하는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어느 한 국가를 대표하는 캐릭터를 그린다면
당연히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심사숙고를 아끼지 말아야한다.
왜냐하면.. 하나의 캐릭터에 대한 모욕은
바로 그 캐릭터가 지칭하는 국가에 대한 모욕으로 비추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미국사람이 태극기를 걸레로 사용하는 장면이 목격됬다.
한국인이 이에 열받지 않는다면 그는 한국인이 아니다.
어느 프랑스사람이 일장기로 발을 닦는 장면이 목격됬다.
일본인이 이에 열받지 않는다면 그는 일본인이 아니다.
어느 캐나다사람이 중국국기는 세계에서 디자인이 제일 후진 국기라고 평했다.
중국인이 이에 열받지 않는다면 그가 중국인이겠느냔 말이다.
바로 국기는 곧 그나라를 상징하는 상징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고작 도형이 새겨진 종이쪼가리에 불과할 뿐인데
왜그리 열폭하냐고 하는 미친놈들이 설마 존재할까?
국가를 상징하는 상징물을 모욕하는 것은
곧 그 국가를 대놓고 모욕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렇기에 개그를 끌어내기 위한 풍자물이란 명목으로
국가를 상징하는 캐릭터를 우스꽝스럽게 표현하는 것은
절대 웃고 넘어갈 부분이 아닌 것이다.
은연중이라도 국가를 상징하는 캐릭터를 굳이 그리겠다면
작가에게는 반드시 높은 책임의식이 요구된다.
그 나라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 나라의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그려내야 하는게 마땅하다.
한국인 캐릭터는 매사에 성미가 급하고 독불장군 스타일이라던지
중국인 캐릭터는 느긋하고 자기 것에 대한 애착이 지나치게 강한 성격이라던지
독일인 캐릭터는 무뚝뚝하고 원리원칙을 따지는게 지나치다던지
적어도 우스꽝스럽게 표현을 한다면
이미 사회학적인 연구로 밝혀진 그 나라 국민성을 활용해서
각 나라의 만화팬들이 불쾌함을 느끼지 않는 수준의 캐릭터 설정을
잡아야하는게 상식이다.
감히 국가를 지칭하는 캐릭터를 그리는 작가라면 말이다.
공인이 왜 매사의 행동을 조심하여야 하는가.
공인도 사람인데 실수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은가.
공인이 고작 음주운전 한번 하게 되면
사람들은 왜 그리 때려죽일듯이 욕을 퍼부어 대는걸까.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고있는 공인의 행동은
그를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헤타리아'도 공인의 자세로 접근해야 할 만화라는 생각...
일본팬들은 해본적 없을까?
'헤타리아'가 애니화되었을 때... '헤타리아'는 더이상 일개 만화가 아니다.
'헤타리아'를 시청하는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한 나라에 대한 이미지를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게 되기 때문이다.
즉, 일반인과 공인과는 엄연한 차이가 있듯이..
여타 일본 애니와 '헤타리아'는 엄연한 차이를 가지게 된다.
행동가짐에 있어서 공인은 일반인보다 막중한 책임의식 가져야 하듯이..
'헤타리아'는 나라를 대표하는 캐릭터의 표현에 있어서
막중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먼나라 이웃나라"를 쓰신 이원복 교수님도
감히 어느 국가에 대한 만화를 그리시는데 있어서
무거운 책임의식을 가지고 심사숙고를 아끼지 않으시지 않았는가.
그런데 일개 유학생이 재미삼아
BL만화 하나 그려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좀 특이한 만화를 그려볼까 고심하다가
감히 국가를 소재삼아 만화를 그려보겠다고 결심했다.
한국을 싫어하는 2ch 커뮤니티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기위해
한국을 스리슬적 비하하는 캐릭터를 집어넣은건지
어쨌는지는 그건 우리가 알 바 아니고
대체 이넘의 작가는 간이 얼마나 부어있길래
[캐릭터=국가]라는 무거운 소재를 가지고
이다지도 책임의식없이 만화를 그릴 생각을 할 수 있는걸까.
"만화는 만화일 뿐.. 오해하지 말자"
"재미만 있는데 뭘 그리 열폭들이신지..."
"고작 애니메이션일 뿐인데... 한국은 너무 심하게 오버하고 있다"
즉, 결론은
이런 말을 하는 종자들은 상식이란게 없다고 보셔도 무방하다.
상플에서 욕설 구설수에 올랐던 신정환이
(물론 신정환씨는 이후 시청자들에게 정중히 사과했다.)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면?
"사람들 누구나 욕은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여러분은 욕 하신적 없나요?? 왜 그리들 열폭들이신지..."
이는
신정환 ≠ 일반인 // 일반 애니메이션 ≠ 헤타리아
라는 전제를 빼고 얘기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넌센스이다.
3. 남극이 왜 무서울까
전세계인들은 지구 온난화를 매우 걱정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남극 때문이다.
얼음만 있을 뿐일 남극이 대체 뭐가 무서운 것이란 말일까.
사람들이 두려워하는건 가만히 남극에 떠다니는 빙하가 아니다.
오존층의 파괴로 인하여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는걸 계기로..
남극의 빙하들이 세상으로 쏟아지는걸 두려워하는 것이다.
즉, 남극에 얌전히 놓여있는 빙하는 문제가 안되지만,
남극을 떠나 물이 되어 쏟아지는 빙하는 엄청난 문제.
이는 빙하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어
비로소 전세계에 영향력을 끼치게 되기 때문이다.
아마 작가는 가벼운 마음으로 '헤타리아'를
기획했을 것이다. 그저 재밌고 신선한 만화를 만들 생각이었을 것이다.
책임의식따윈 일개 인터넷 아마추어 작가일 뿐이라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여타 만화들과 다를바 없는 BL코믹물일 뿐인데..
이게 왠걸? 캐릭터를 국가와 연관시키니
사람들이 신선하다며 재미있어하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흥이 나서 만화를 재밌게 만들기위해 연구하는데..
수십개가 넘는 캐릭터에게 개성을 부여하려니
작가는 머리가 뽀개질 지경이다.
그래서 각 나라의 특성을 인터넷을 뒤져서
그나라가 의인화된 캐릭터에게 특성을 부여하기 시작한다.
사실인지 루머인지 일일이 확인할 겨를도.. 아니 그럴 필요도 없다.
만약 문제가 되도.. 일개 아마추어가 그린 동인지일 뿐인데
별 문제가 되겠는가.
물론 해당 나라의 동인지 팬들이 열폭할 여지는 있겠지만.
괜찮아. 소수에게 욕먹더라도 나한테 직접적인 타격은 없겠지.
대다수의 사람들이 좋아하면 그걸로 된건데 뭘.
그런 생각으로 그린 만화 '헤타리아'가
엄청난 히트를 기록하고... 작가는 매우 기뻐한다.
여기까지라면 '헤타리아'라는 만화에 굳이 열폭할 필요가 없다.
한국이라는 국가이미지에 끼치는 영향력이 극히 미미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때엔, 한국팬들이 만화를 그만 만들어라하고 압력을 넣을 권리가 없다.
그네들이 말하는 표현의 자유라는 권리도
우리는 반박하기 힘든 것이고.
그러나 '헤타리아'가 애니화가 되면 문제가 틀려진다.
이는 음지에서 양지로
일개의 동인물이 아닌 공식적인 메이저 만화로
몇몇 커뮤니티의 매니아들이 아닌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공식적으로 노출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남극의 빙산이 녹아 세상에 영향을 끼치듯이..
일개 커뮤니티에 있던 동인물 '헤타리아'는
세상으로 나와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는 얘기이다.
[캐릭터=국가]라는 민감하고 무거운 소재를 사용했기 때문에
이 만화를 세상으로 끌어낸 애니 제작사 측은
신중하게 만화가 과연 올바른 만화인가를 검토했어야 했다.
더군다나 만화의 대상은 어린이들.
아직 세계의 여러나라에 대한 학습이 미처 이루어지지 못한
어린이들을 주시청층으로 잡고 있다면..
어느 하나의 국가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소지가 있는 부분이 발견됬을 때
이를 수정해야 하는건 상식이고,
당연히 해당 국가의 팬들은 이를 건의, 혹은 항의할 권리가 있다.
그런데 그건 오버일 뿐이라고?
단지 만화일 뿐이라고??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라고???
이를 어떻게 더 반박해야 한단 말인가.
표현의 자유라는건 엄연히 표현에 있어서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조건을 수반한다.
예를 들어,
미국이 히틀러를 매우 우스꽝스럽게 표현한 영화를 제작했다고 치자.
물론 전범국 독일을 직접적으로 씹어대는 미군병사들의 대화는 보너스.
이는 분명 독일 국민중에 한사람이었던 히틀러를 비하한 것이며
나아가 독일이라는 나라를 직접적으로 모독한 것이다.
그러나 독일사람 그 누구도 자신들을 모욕했다며 이에 항의하거나
비난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나하면 독일인들도 자기들 스스로
히틀러라는 인물이 이끈 나치스독일은 욕먹어도 싸다는 인식이 자리잡았기에..
그들은 독일이라는 자신들의 국가에 대한 명예를 침해당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 미국은 분명 독일이라는 나라를 무단으로 모독했음에도,
독일국민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임이 분명한데도
그 영화는 표현의 자유를 인정받는다.
독일국민들이 명예를 침해당했다는 인식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영화는 현독일이 아닌 과거 나치스독일을 씹는 내용이라 분명히 명시했으며,
왜곡이 아닌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한 픽션인데다,
무엇보다 독일이라는 나라 자체에 대한 명예훼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독일인들이 스스로 인정하였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가 인정되어 전세계에 개봉을 할 수가 있게 된다.
...그게 아니라면 아마 지금쯤
'발키리'는 독일 국민들에게에게 몰매를 맞고 있겠지?
하지만 만약 독일이 3차 대전을 일으켜
결국 인류를 멸망시킨다는 내용의
영화를 미국에서 제작한다면??
어느 미국작가가
현 독일은 과거의 전쟁전범국으로서
깊은 반성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채..
과거에 그랬던 민족들이니 미래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라는
왜곡되고 그릇된 생각으로 공론화시킨
소설을 출간한다면??
이때에도 표현의 자유라는 논리가
과연 인정될 수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헤타리아'에 있는 한국의 캐릭터의 그 무엇이
한국이라는 국가의 명예를 훼손하였단 말인가.
그것을 명확하게 알고 있다면
우리는 '헤타리아'를 맛있게 씹을 수 있다.
단물이 다 빠져 더이상 씹을 가치가 없어질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