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일본 정부가 18일 발표한 내년도 고등학교 사회과 교과서에 "독도는 일본 고유영토"라고 표기한 교과서가 증가해 우리나라 정부가 항의 성명을 발표했지만, 정작 일본 언론은 "전보다 한국의 항의 수위가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산케이 신문은 이날 오후 기사에서 "한국 외교부가 18일 일본 문부과학성의 교과서 검정에서 독도를 일본땅이라고 기술한 교과서에 대해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면서도 "이전에는 독도 영유권 주장이 반영된 기술에 대해 한국 외교부는 '도발을 감행했다' '규탄한다' 등의 강한 표현을 사용해 비난했지만 이번에는 표현을 누그러뜨렸다"고 평가했다.

산케이는 이에 대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지난해 말 합의가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역사와 영토 문제로 대립 격화를 피하고 싶은 의향으로 보여진다"고 해석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산케이는 "한국 외교부는 이날 오후 서울 일본대사관 관계자를 불러 항의할 계획이지만, 지난해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 발표 직후에는 벳쇼 고로(別所浩郞) 주한 일본대사를 불렀는데, 이번에는 부르지 않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병원 외교부 동북아 국장은 이날 오후 3시께 스즈키 히데오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불러, 일본 정부가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등 왜곡된 검정 교과서를 통과시킨 데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강력하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발표된 일본 고교생(주로 1학년)이 내년 4월부터 4년 간 사용할 사회과 교과서에는 "독도는 일본의 고유영토"라는 내용이 현행 교과서보다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도쿄신문, 요미우리 신문 등은 대다수의 일본 언론은 "현행 교과서보다 영토(독도, 북박영토, 센카쿠열도)에 관한 기술이 60%가량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요미우리는 지리, 역사 등 사회과교과서 38종 중 27종이, 도쿄신문은 14종이 독도 관련 문제를 기술했다고 밝혔다. 그 중 14종에 "독도는 일본이 고유 영토"라고 표기됐다고 도쿄 신문은 주장했다.

교도통신은 "배움의 다양성이 중요한데, 이날 검정 결과가 발표된 고교 교과서는 내용의 획일화가 더욱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그 배경에 대해 문부과학성의 새 검정 기준과 개정 학습 지도요령 해설서의 적용을 꼽았다.

일본 정부는 2014년 1월 '중고교 학습지도요령'과 '고교교과서 검정기준'을 통해 "독도가 한국에 의해 불법 점거됐다'는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한편, 주요 역사적 사실 등에 대해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이나 최고재판소 판결을 기술하는 방침을 정했다. 이러한 방침이 이번 고교 교과서에 처음 적용된 것이다.

이러한 방침에 따라 전후 보상에 대해서도 "각국과의 조약으로 해결됐다. 개인에 대한 보상에는 응할 수 없다"라는 견해를 명시했다.

그러나 교도통신은 교과서의 획일화에 대해서 비난하면서도 "국가 간 전후 보상 문제가 해결된 것이나 독도와 센카쿠 열도는 일본 고유 영토라는게 정부 견해임을 아는 것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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