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공천 의결 거부’로 계파 갈등이 심화되자 불만과 우려를 보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김 대표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간의 갈등으로 비치지만 실상은 김 대표의 행동이 청와대를 겨냥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시각이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17일 “김 대표가 25일 동안이나 ‘침묵시위’를 한 것도 모자라 이제 노골적으로 청와대·친박(친박근혜)계와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당을 대표한다는 정치인이 할 행동이 아니다”라고 했다.
다른 참모는 “공천 탈락 인사들이 탈당을 위한 명분 쌓기를 하는 것을 당 대표가 도와주는 모양새”라며 “청와대와 김 대표가 더 이상 같이 갈 수 없는 지경이 된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이렇게 가다가는 4·13총선에서 져 (박근혜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이 올 수도 있다”는 푸념마저 흘러나왔다.
여기엔 김 대표가 박 대통령의 임기 후반 국정 운영에 도움을 주는 것보다 대권을 염두에 두고 현역 의원들을 지키는 데 주력하는 것 아니냐는 오랜 불신이 깔려 있다.
다만 청와대는 김 대표가 장기간 당무를 거부하는 등 극단적인 행동을 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대표가 공천 탈락자들의 불만도 외면할 수 없는 입장이라 언행이 격해진 것 같다”며 “곧 당무에 복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