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비용 더치페이" 日 女작가 웹툰 놓고 네티즌 논란…"日 여성이 창녀 짓" 막말 비난도

한국인 남편과의 일상생활을 웹툰으로 연재하고 있는 일본인 만화작가 사야카씨의 작품을 놓고 일부 네티즌이 “일본 여성은 노예와 창녀 같다” 등 막말 비난을 퍼부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인과 결혼해 16년 째 한국에서 살고 있는 사야카씨는 지난 1월부터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웹툰 ‘스시녀와 김치남’을 연재하고 있다.

한국인 남편과 보내는 소소한 일상을 짤막한 에피소드 형식으로 표현한 이 웹툰은 지금까지 총 16편이 인기리에 연재됐다.

사야카씨가 악성 비난 쪽지글에 시달리게 된 것은 2화 ‘더치페이’편이 게재된 이후부터다.

이 웹툰에서 그녀는 남편과 여행을 떠났을 때 “그동안 당신이 데이트 비용을 많이 지불했으니, 여행은 내가 계산하고 싶어”라고 말한다. 그러나 남편이 또 비용을 계산하자 “더치페이하고 싶어요”라는 말로 마무리한다.

‘더치페이’편이 논란이 된 것은 일부 남성 네티즌이 사야카씨의 웹툰을 인용하면서 “일본 여자들은 독립적으로 더치페이를 원하는데, 반대로 한국 여자들은 남자에게 기생하듯 데이트 비용을 일절 부담하지 않으려 한다”는 ‘여성혐오’ 주장을 펴면서 시작됐다.

그러자 일부 여성 네티즌들은 “한국의 남녀를 이간질하기 위해 일본인 작가가 악의적으로 웹툰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야카씨에게 “일본 여자의 애교는 정신병 같다” “남자의 기준에 맞춰 살려는 일본 여자들이 역겹다” “퇴근한 남편을 시중드는 일본여자는 노예와 창녀 짓 같다” 등 막말을 퍼붓는 네티즌들도 나타났다.

논란이 확산되자 사야카씨는 17일 자신의 인터넷 카페 ‘사야랑 일본어’ 홈페이지에 ‘저를 비판하는 쪽지에 대한 저의 답장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녀는 “웹툰 연재 이후 지나친 막말이 담긴 악성 쪽지를 수 없이 많이 받았다”고 토로하며 20번 이상 중복되는 비판을 10개 항목으로 추려 답했다.

그녀는 “한국에서 여성 혐오 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됐으며, 나의 만화 때문에 한국에서 여성 혐오가 생겼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한국 남성의 입맛에 맞춰 웹툰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남편을 배려하면서 같이 사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사람에게 배울 것이 많은데 모든 사람을 만날 수는 없으니 인터넷이란 공간이 소중하다”며 “만화는 이미 200편까지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으며, 그것은 누가 뭐래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야카씨는 “나의 만화를 좋게 봐주고 의견을 주는 분들에게 정말 고맙다”며 “내게 비판할 것이 있다면 카페에 공개적으로 글을 써달라. 개인 쪽지로 계속 놀리면 나도 슬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