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THE DONG-A ILBO Logo

한국 교육 - IT생태계로는 AI 알파고 못 키운다

한국 교육 - IT생태계로는 AI 알파고 못 키운다

Updated 2016-03-12 07:06

日本語

 인공지능(AI) 알파고 개발자인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알파고가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두 번을 연거푸 이긴 다음날인 어제 대전 KAIST 드림홀에서 그는 “인공지능의 급격한 발전을 너무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알파고는 기본적으로 한가지 일(바둑) 할수 없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그는 겸손하게 표현했지만 알파고는 짧은 기간에 딥 러닝을 통해 세계 정상의 바둑 고수를 꺾어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이런 하사비스(40)가 우리나라에서 태어났다면 2010년 딥마인드를 창업해 지금 같은 알파고를 키워낼 수 있었을지 궁금하다. “어릴 적 게임광이었고 컴퓨터를 끼고 살았다”는 그의 말로 미뤄보면 지금쯤 잘하면 프로게이머나 의사 아니면 게임 폐인이 됐을지 모른다.

 영국에서 자란 그는 남들보다 2년 빨리 고교를 졸업했지만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세계적 게임 개발사 피터 몰리뉴에 들어갔다. 그가 케임브리지대학에 진학한 것은 단순한 게임 개발에서 나아가 컴퓨터 알고리듬과 인간 뇌 연구를 결합한다는 더 큰 꿈을 가지면서다. 대학에서는 컴퓨터 과학을 전공했지만 박사학위는 뇌과학으로 받았다. 영국 대학의 활발한 학제간 연구가 그 꿈을 가능하게 해줬다.

 2014년 5억파운드(6800억원)에 딥마인드를 인수한 구글은 아이디어나 가로채려고 하지 않았고, 허사비스도 돈만 보고 인수에 응하지 않았다. 딥마인드의 꿈을 이루려면 구글 클라우드의 컴퓨터 파워를 이용할 필요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IT 생태계는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는다. 대기업은 인수할 만한 괜찮은 스타트업이 없다고 불만이다. 하지만 대기업은 정당한 가격을 주고 스타트업을 인수하지도 않고 아이디어를 훔치는 데만 관심이 있으니 뛰어난 인재들이 모험을 감수하고 창업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도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시켜 주려는 방향은 옳다. 다만 관이 주도해서 잘 되겠느냐는 의문은 남는다. IT 생태계는 자발성이 생명이다.

 훌륭한 IT 생태계도 교육 개혁 없이는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것이다. 스타트업도, 대기업과의 상생도 창의적인 인재로부터 출발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창의력과 무관한 공부를 하고 졸업해도 취업도 잘 안되는 대학에 들어가 위해 무한 경쟁을 벌이는 구조로는 하사비스도 알파고도 키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