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사건' 연루자 44명 신상 인터넷 나돌아

지난 2004년 경남 밀양에서 발생한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이 최근 다시 주목을 받으면서 인터넷에 이 사건 연루자 44명의 실명(實名)과 사진, 연락처 등을 담은 글이 나돌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이 이들에 대해 비난 글을 쏟아내면서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 중 일부는 “나는 가해자가 아니다”라며 공개 해명까지 하고 나왔다.

최근 인터넷에 떠도는 글에서 밀양 사건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A(30)씨는 지난 5일 인터넷 게시판에 ‘밀양 사건 ○○○입니다’라는 제목의 해명 글을 실명으로 올렸다. A씨는 2004년 12월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로 입건돼 검찰의 조사를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이 글에서 “당시 큰 공분(公憤)이 일었던 사건이고 피해자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검찰 조사 결과) 무혐의 처리됐는데도 실명과 사진이 공개돼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A씨는 인터넷 게시판에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혐의 없음’ 처분을 받은 검찰의 기록을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람들까지 강간범이라는 낙인이 찍혀 살아왔다. (한 친구는) 사건과 아무 관련이 없는데도 신상이 유출돼 대기업에 다니다 해고당하기도 했다”며 “검찰에 재수사라도 요청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고교생 때 인터넷 미니홈피에 가해자를 옹호하는 듯한 글을 쓴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경남 의령경찰서 소속 B(여·30) 경장에 대해서도 “B 경장은 당시 가해자를 두둔한 것이 아니라 (나처럼) ‘사건과 관련 없음 처분’을 받은 학생들에게 글을 남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A씨 글에 대해 누리꾼들은 “당신이 받은 고통과 피해자의 고통이 비교되느냐”며 비난 글을 쏟아내고 있다. A씨는 본지 통화에서 “앞으로 나의 신상을 유포하는 누리꾼들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의령경찰서 측은 6일 “B 경장이 휴가를 마치고 7일 출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바로 업무에 복귀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