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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교사·학생이 만든 일본 속 한국 문화재 안내서

'간사이에서 한국을 걷다' 우호와 갈등의 역사 흔적 담아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일본 속의 한국 문화재를 소개하는 책을 재일동포 교사와 학생이 함께 만들어 주목을 받고 있다.

오사카 한국학교인 금강학원(초·중·고)이 최근 발간한 '간사이(關西)에서 한국을 걷다'는 교토(京都)·나라(奈良)·오사카(大阪) 등 관서지방에 퍼져 있는 한국과 관련된 문화 유적을 소개하고 있다.

성시열 금강학원 교장은 7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간사이 지방은 고대 한반도 도래인(渡來人)과 그 후손의 영향을 받은 사찰, 신사, 탑, 다리 등 문화재가 곳곳에 있다"면서 "일본에서 나고 자란 재일동포 청소년들이 자신의 뿌리인 모국과 일본의 깊은 연관성을 깨달아 자부심을 느끼게 하려고 책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성 교장은 "집필진이 모두 현장을 직접 답사하고 사진에 담았다"며 "책을 들고 문화재를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사진, 해설, 용어 정리, 교통 안내 등도 곁들였다"고 소개했다.

집필진에는 성 교장, 정덕호 교감, 허준용·이동화·정광준 교사와 교토국제학교의 하동길 교장 등이 참여했다.

이 책은 4월 학기부터 금강학원 중학교의 '한국 문화' 수업 교재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책의 첫머리에 소개되는 교토 고류지(廣隆寺)에는 일본 국보 1호인 목조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있다. 우리의 국보 83호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과 빼닮은 이 보살상은 삼국시대 신라에서 만든 후 일본에 건너왔거나 신라의 불공(佛工)이 일본에서 만들었다고 알려졌다.

고류지는 7세기 중앙집권 체제를 갖추며 일본의 토대를 쌓았다고 알려진 쇼토쿠(聖德) 태자가 지은 절. 당시 사찰 일대를 지배했던 호족이 하타(秦) 씨로 한국에서 건너온 도래인(渡來人)이라고 소개돼 있다.

이 밖에도 백제계 도래인 조상신을 모신 히라노(平野) 신사, 일본 문화의 원조로 알려진 백제인 왕인(王仁) 박사 묘, 헤이안(平安) 신궁, 닌토쿠(仁德) 천황릉, 이시부타이(石舞台) 고분, 아스카(飛鳥), 조선통신사 등 유적 곳곳에 고대 한국의 영향을 받은 흔적을 소개하고 있다.

반면에 아픈 역사의 기록도 남김없이 수록했다. 임진왜란 때 조선인의 코와 귀를 베어와 묻었다는 귀무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된 조선인들의 희생을 토대로 완공된 이코마(生駒) 터널과 야나기모토(柳本) 비행장, 제2차 세계대전 후 귀국선의 폭침으로 희생당한 조선인 노동자를 기리는 우키시마(浮島)호 희생자 추모비 등이다.

집필에 참여한 허준용 금강학원 교사는 "진실을 가감 없이 알리자는 취지에서 우호와 친선의 상징인 조선통신사가 왕래했던 평화로운 시기뿐만 아니라 제국주의 침략으로 갈등과 고통이 가득했던 시기도 빠짐없이 담았다"고 강조했다.

일본 속 한국 문화재에 관한 양국의 문헌과 서적을 참고했고 감수는 김갑동 대전대 역사문화학부 교수가 맡았다. 편집에 참여한 금강학원 중학생 6명이 초기 원고를 학습자의 시선으로 꼼꼼히 체크했다.

허 교사는 "한국어 실력이 부족한 재일동포 3∼4세 학생들과 반대로 일본어 실력이 부족한 뉴커머(80년대 이후 일본에 정주하는 재일동포) 자녀들을 위해 양국 언어로 썼다"며 "무엇보다도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눈높이를 맞춰서 제작했다"고 특색을 전했다.

이 책은 재외한국학교 교수 학습자료 개발 사업 공모에 뽑혀 한국 교육부의 지원을 받았다. 금강학원은 교토국제학교, 오사카 지역의 민족학급, 한국교육원,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오사카지부 등에도 배포했다.

허 교사는 "책의 반응이 좋아 출간 후 여러 곳에서 문의 전화가 오고 있다"며 "양국 우호 관계 구축에 일조하자는 취지로 받아보기를 원하는 재일동포나 일본인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고 말했다.

금강학원은 2014년에도 재일동포 시각에서 한국 정치·사회사를 기록한 '교토, 오사카와 함께하는 한국사'를 발간했다.

일본 오사카 금강학원의 중학교 학생 6명은 일본 속 한국 문화재를 소개한 '간사이에서 한국을 걷다' 기획위원으로 참여해 학습자 눈높이로 원고를 체크했다.

wakaru@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3/07 18:1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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