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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식탁에도 한식 등장, 양국은 가깝습니다"

한국 식문화를 일본에 알리는 조선옥 요리연구원장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정치적으로 한일관계가 빙하기라죠? 도쿄(東京) 신주쿠(新宿) 신오쿠보(新大久保)의 '코리아타운'을 찾는 일본인도 예전보다 줄었고 혐한(嫌韓)·반한(反韓) 시위도 열리지만 실생활을 살펴보면 한식과 일식이 상대방 식탁에 오를 만큼 가깝습니다."

일본 도쿄에서 일본인 한식 요리사를 1천여 명 길러낸 조선옥(49) 요리연구원장의 또 다른 직함은 '한식 전도사'다.

일한농수산식문화협회장이기도 한 그는 서울 명동 관광특구협회와 일본 아오모리(靑森)현 온천협회 간의 상호 교류와 협력을 위한 MOU를 주선하기 위해 방한했다.

지난달 29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조 원장은 첫마디로 "음식을 좋아하는데 정치적인 이유가 필요 없고, 맛있다는 느낌은 만국 공통"이라며 "일본인 식탁에 김치가 등장하고 한국인이 일식을 즐겨 먹듯이 양국은 정치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무척 가까운 나라"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에서 어느 슈퍼마켓을 가든 배추김치, 깍두기 등 김치 종류가 10∼20가지 진열돼 있다"며 "한국산도 있지만 대부분 일본 식품기업이 만든 제품으로 그만큼 대중화됐다는 증거"라고 소개했다.

그는 오는 27일 사이타마(埼玉)현의 고마(高麗)신사에서 '고구려를 맛보자-고구려·한국 재현 요리 체험'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고구려 후손이 정착한 고려군(高麗郡) 창설 1천300주년 기념행사로 고구려 음식을 재현하는 이벤트입니다. 이 행사를 준비하면서 고구려 음식의 원형을 찾아 1년간 한국의 박물관과 문헌을 뒤지고 다녔죠. 그런데 뜻밖에도 고구려 음식과 비슷한 것이 일본의 박물관에 있더군요. 생활 도자기도 고구려의 것과 똑같은 게 전시돼 있어 깜짝 놀랐습니다. 한식은 재일동포들이 퍼뜨리기 시작했다가 한류로 꽃을 피웠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고대에서부터 식문화 교류가 이어져왔더군요. 양국의 깊은 인연을 새삼 느꼈습니다."

그는 일본에서 한식 행사를 위해 관계자를 만나면 제일 먼저 하는 말이 "식사 안 했으면 밥 먹고 합시다"라고 소개했다.

"아무리 행사가 촉박해도 밥을 꼭 함께 먹으려고 합니다. 함께 음식을 나누면 친밀감도 높아지죠. 참석자들에게 한식을 소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 준비하는 사람에게도 한식을 맛보이려고 합니다. 맛있는 만큼 힘도 나고 마음의 문도 빨리 열거든요."

조 원장은 일본 방송에 단골로 출연하는 명사다. 백화점·호텔·관광협회·학교·기업 등에서 한국 요리 이벤트나 한식 문화 강연 초청을 받으면 열일 제치고 달려간다. 요리연구원에서 제자도 양성하고 일한농수산식문화협회에서는 '한식 소믈리에' 과정을 운영하며 자격증 제도를 만들어 일본인 한식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전북 김제 출신인 그는 1992년 일본으로 유학해 일본인 남편을 만나 도쿄에 정착했다. 평소에 미용과 요리에 관심이 많았기에 피부미용실을 차렸는데 피부와 건강을 위해 제일 중요한 게 '먹는 것' 이란 확신이 들어 미용실을 접고 본격적인 요리 인생을 시작했다.

한의학에 기초한 약이 되는 음식을 가리키는 약선(藥膳)요리를 시작으로 궁중요리, 전통요리, 떡 등 한식의 명인을 찾아 고국을 오가며 배웠다.

일본식 약선요리를 배우면서 그는 다른 나라의 요리도 배워야 한식에 새로움을 접목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르꼬르동불루의 도쿄학원에서 프랑스요리를 배웠고, 요코하마(橫浜)의 차이나타운의 레스토랑에서 중화요리를 익혔다.

도쿄에 최초로 한국식 '떡카페'를 차렸고 일본어로 '가장 친절한 한국요리', '조선옥의 누구나 만들 수 있는 한국 떡' 등을 저술했다. 최근에는 재일동포 식품기업과 협력해 일본의 편의점과 슈퍼마켓에서 즉석요리가 가능한 한식 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가 가장 공을 들이는 일은 제자 양성. 일본인 제자 가운데 한식요리 연구가로 활동하는 이만도 100여 명에 이른다.

"제자들이 언론에 나와서 한식을 소개할 때면 정말 뿌듯합니다. 이들은 독립해서 한식요리 교실을 차려 제자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일본 전역에서 한식요리 교실이 생기고 한식 전문가가 많아지면 그만큼 한일 관계도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조 원장은 올해 상반기에 서울에 일한농수산식문화협회 서울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한국 식문화가 일본에 많이 알려진 만큼 지방의 특산 식품을 일본에 소개하는 데 앞장서기 위해서다.

wakaru@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3/02 06:5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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