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귀향>이 24일 개봉한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14년이 걸려 국민 성금으로 제작된 <귀향>은 개봉관 확보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영화 <검사외전>의 관람관 싹쓸이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그럼에도 입소문이 나면서 개봉관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2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영화 <귀향> 조정래 감독은 14년 만에 개봉한 것과 관련해 “떨리고 긴장된다”며 “감격스럽고 여기까지 오게 해주신 것 같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그리고 영령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 <귀향>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배우 강하나(정민 역), 최리(은경 역), 손숙(영옥/영희 역), 황화순(송희 역) 등이 출연했다. 조정래 감독은 한국 최초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 해체와 그를 이끌었던 김성근 감독(현 한화감독)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 <파울볼>을 연출한 바 있다.

▲ 영화 <귀향> 공식 포스터

조정래 감독은 영화 <귀향> 제작에 오랜 기간이 걸린 것에 대해 “아무래도 대중예술이 가장 돈이 많이 드는 장르다 보니 투자를 받지 못했다”며 “그래서 결국은 7만 5000명이 넘는 분들의 성금으로 드디어 영화가 기적적으로 촬영이 돼서 개봉에 이르게 됐다. 풀뿌리 성격의 펀드가 있었는데 거기에 100원을 보태주신 분도 계신다”고 밝혔다. 이어, “87원 이런 식으로 된 것도 있다. 진짜 100원부터 시작했다라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조정래 감독은 “과연 영화를 만들어도 누가 보겠느냐며 말리는 얘기도 있었고, 영화 만들어지는 것 자체에 대해 아주 불편해하고 또 반대하고 오히려 일본 우익보다도 더 우익 같은 분들도 계셔서 굉장히 놀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쟁이 나면 어차피 여성들과 아이들이 피해를 당하는 것은 당연하다라는 논리가 가장 많았다. 그래서 전쟁이 나쁜 것”이라면서 “단순히 전쟁이 일어나는 그런 피해가 발생한 게 아니라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일본 정부나 일본 군부에서 성노예라는 제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서 수많은 여성들이 거기에 희생을 당한 어떤 전쟁범죄”라고 강조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영화 <귀향>을 사전에 관람한 상황이다. 조정래 감독은 “제일 먼저 나눔의 집에 가서 할머니들께 보여드렸다”며 “그래서 할머니들께서 보시고 굉장히 많이 우셨다. 그리고 만들어줘서 너무 고맙다, 그런 말씀도 하시고 또 나는 이렇게 살아서 영화를 보지만 돌아가신 분들은 얼마나 한을 가지고 돌아가셨겠느냐 그런 말씀도 하셔서 굉장히 그날 아주 펑펑 울다 왔다”고 전했다.

조정래 감독은 애초 상영관을 50개도 구하지 못하는 문제를 겪었던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시고 배급사분들께서도 열심히 노력해주셔서 지금 한 100개관 정도로 늘었다고 하더라”며 “정말 기적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너무 감사드린다. 지금 예매율이 상당히 높아서 꿈인가 생시인가 싶을 정도”라고 발언했다.

끝으로, 조정래 감독은 “아프기만 한 영화라서 볼 수가 없겠다는 걱정들이 많다”며 “이 영화는 할머니들, 소녀들이 겪었을 그런 아픔과 고통도 보여주지만 결국 영화를 통해서 마지막에는 다 고향으로 모시고 오는 그런 장면이 있어 아프기만 한 영화라 볼 수가 없다.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