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 in 도하]신태용호, 지금의 아픔을 잊지 말아라
한국 올림픽 대표팀
한국 올림픽 대표팀이 세계 최초로 8년 연속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것은 이제 옛이야기다. 그들을 향한 찬사와 환호는 이제 없다.
그들은 다시 '비난'의 중심에 섰다.
한국은 30일 밤(한국시간)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결승 일본과의 경기에서 2-3 역전패를 당했다. 2-0으로 리드하고 있다 2분에 2골을 내주는 등 내리 3골을 허용하며 역전패를 기록했다. '도하 참사', '도하 쇼크'라는 표현이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그들은 '골짜기 세대'라 불리며 온갖 시련과 역경을 극복하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에 오르는 기적을 연출했지만, 그 영광은 한·일전 패배로 완벽히 사라졌다.
그들은 올림픽 본선까지 올랐는데 단 한 경기 패배로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들은 받아들여야 한다. 당연한 현상이다. 한·일전에서 졌기 때문이다. 가위, 바위, 보도 지지 말라는 일본에, 그것도 황당한 역전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분명 한국 국민들에게 큰 상처를 줬다.
한·일전에는 특수성이 있다. 역사적인 관계로 인한 특수성이다. 즉 한·일전은 민족의 자존심이 달려 있는 대결이다. 한국 국민들의 분노가 담긴 전쟁과도 같다. 축구 한 경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한국 국민들이 왜 일본은 무조건 이겨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지 귀 기울여 들어줘야 한다.
세대가 젊어질수록 일본을 향한 이런 '무조건적인 감정'이 부족하다고는 하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뛰는 태극전사들이라면 '무조건적인 감정'을 가슴 속에 품어야 한다. 이런 감정이 일본에 승리할 때 큰 힘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 힘을 국민들은 원한다.
선배들은 그렇게 해왔다. 객관적으로 열세라도 투혼으로 승리를 따냈다. 세대 차이가 나는 어른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치부한다면, 자신은 어리니 느낄 수 없는 감정이라고 무시한다면, 그들은 태극마크를 달 자격이 없다. 가슴에 태극기가 새겨져 있다면 이 감정을 몰라도 알아야 하고 알아도 깊게 느껴야 한다.
이번 한·일전 패배로 많이 아플 것이다. 비난의 강도는 높아질 것이다. 축구 인생의 오점으로 남을 것이고 축구를 하는 동안 끊임없이 괴롭힐 사건일 것이다. 최근 위안부 할머니 문제로 인해 국민들의 분노는 더욱 높아진 상황이기에 그들은 일본전에서 졌다는 이유만으로 순간 '역적'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분위기는 오래 갈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지금 국민들의 분노가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한·일전의 패배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는다. 그렇기에 당분간 시련은 계속될 것이다. 그들은 항상 부정적인 시선에 사로잡힐 것이다. 어린 나이게 감당하기 벅찰 수도 있다. 그렇지만 느껴야 한다. 일본전은 축구 한 경기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배워야 한다.
그렇다고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포기할 수도 없다. 축구 인생에 찾아온 한 번의 시련이다. 시련을 쉽게 넘겨서는 안 된다. 많은 준비를 하고 정신을 무장해 다음을 기다려야 한다. 일본전은 반드시 언젠가는 다시 찾아오게 돼있다. 그때 멋지게 설욕하면 된다. 이번 일본전 패배의 의미를 가슴 깊이 새기고 그들을 무너뜨리면 된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일본전 보다 더욱 중요한 2016 리우 올림픽 여정이 남았다. 6개월 남았다. 지금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다. 국민들이 받은 상처를 올림픽으로 치유해주는 것이다. 올림픽에서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낸다면 국민들은 반드시 다시 그들을 지지할 것이다.
지금의 아픔을 잊지 말아라. 그리고 리우로 향해라.
도하(카타르)=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