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 막힌 게스트하우스… 전화했더니 "근처 화장실 가라"

지난달 말 친구와 서울을 찾은 중국인 궈모(여·23)씨는 한 게스트하우스에 묵었다가 낭패를 봤다. 화장실 변기가 막히고 싱크대 수채통에서 물이 새는데도 고쳐줄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 궈씨는 "주인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미안하지만 지방에 내려와 있으니 근처 상가 화장실을 사용해줄 수 없겠느냐?'고 말해 황당했다"고 말했다.

몇 해 전부터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불법 숙박 업소는 대개 오피스텔이나 고시원, 주택을 정식 용도 변경 없이 게스트하우스로 둔갑시킨 것이다. 관할 소방서의 점검을 받지 않기 때문에 화재 대비 등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여행업계에선 현재 서울 시내에만 이런 업소가 500곳 이상이라고 본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2월 발간한 '관광 불편 신고 종합 분석서(2014)'에 따르면 외래 관광객의 숙박 관련 불편 신고는 2012년 86건에서 2014년 118건으로 늘었다. 전체 불편 신고의 44.1%가 중국인 관광객의 민원이었다.

택시의 바가지요금도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고 있다. 서울에 사는 한 중국인 변호사는 작년 말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에 '한국 택시에서 바가지요금을 물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영수증을 받고, 되도록 교통카드를 사용하라"는 글을 올렸다.

이런 불쾌한 경험들이 알려지면서 중국인들은 한국의 관광 경쟁국인 일본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미국 최대 여행 정보 업체인 '트래블주'가 4300여명의 중국인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가고 싶은 여행지'를 알아본 결과, 조사 대상 44개국 중 일본이 1위였다. 반면 한국은 2년 연속 10위권 밖에 머물렀다. 실제로 일본 정부 관광국(JNTO)에 따르면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숫자도 지난해 465만명으로 2014년(240만명)보다 90%가 증가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14년 외래 관광객 실태 조사에서도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여행 만족도는 조사 대상 16개국 중 13위에 그쳤다. 재방문율도 20.2%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