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하 "일부 불편한 얘기만 골라내 비난… 항소할 것"

'제국의 위안부'를 쓴 박유하 세종대 교수는 13일 이 책이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법원 판결에 대해 "재판 결과에 승복하기 어렵다.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이날 본지 인터뷰에서 "학자로서 충분히 연구하고 자료를 조사해 썼기에 책 내용 중 허위사실이나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부분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책 전체를 읽으면 위안부 할머니들께 나쁜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는데, 일부 (듣기) 불편한 이야기만 골라내 비난하는 게 답답하다"며 "이런 사회 분위기라면 학자들이 새로운 주장과 학설을 내놓기 어렵다"고 했다.

박 교수는 "책 문제와 별개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사는) 나눔의 집과 예전부터 갈등이 있었다"며 "생전에 나눔의 집 사람들을 비판한 고(故) 배춘희 위안부 할머니와 내가 친했던 탓"이라고도 했다. 그는 "나눔의 집에서 저를 좋지 않게 보고 있던 차에, 위안부 지원단체를 비판하는 내용이 포함된 이 책을 출간하자 민·형사 소송을 건 것"이라며 "조만간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어 이번 재판 과정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상세히 밝힐 계획"이라고 했다.

이 책을 출간한 출판사 '뿌리와 이파리' 정종주(53) 대표도 "책에 묘사된 위안부 모습이 자기가 생각하는 위안부 이미지와 다르다는 이유로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단정하는 건 옳지 않다"며 "재판부가 책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주장과 국민 정서에 따라 판결을 내린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책에 나온 것처럼 일본군 위안부 중에는 생계형 위안부 등도 있는데, 모든 위안부를 '일본이 총칼로 위협해 성 노예로 삼은 한민족의 순결한 소녀'라는 식으로 정의하면 다른 관점이 받아들여질 수 없다"며 "편견 때문에 학문과 표현의 자유가 침해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한국 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반론으로 말하면 어떤 국가에서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