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에 전국에서 끌려온 여성들이 부산에 집결돼 일본 시모노세키로 끌려갔습니다. 아픈 역사의 현장인 부산에 평화의소녀상을 설치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일본의 진정한 반성을 촉구하는 데 부산 시민들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박준식(53·동의대 영상정보대학원 겸임교수) 부산평화의소녀상유치·민족과여성역사관건립추진위원회 추진위원장은 최근 부산에 평화의소녀상을 건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5월 발대식 후 활동
중국 민간단체와 함께 제작
"아픈 역사 매듭 꼭 풀어야"
"부산 연안여객터미널 인근에 '이곳에서 우리나라 여성들이 일제 정신대 등으로 끌려갔다'는 사실을 적은 표지비가 있습니다. 이곳에 평화의소녀상을 세워 일제의 반인륜적 만행을 널리 알리고 일본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하는 데 부산 시민의 힘을 모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부산평화의소녀상 유치 움직임은 올해 초 지역 20~30대 전문직 CEO들의 모임인 TNT 포럼에서 제기됐다. "'부산이 바로 서야 우리나라가 바로 선다'는 취지에서 부산에 평화의소녀상을 세우자는데 의기투합했습니다. 당시 포럼의 고문이었던 제가 추진위원장을 맡게 됐습니다."
박 추진위원장은 지난 5월 부산 벡스코에서 부산평화의소녀상유치·민족과여성역사관추진위원회 발대식을 가지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박 추진위원장은 "부산평화의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한국 소녀와 중국 소녀가 함께 일본의 사죄를 요구하는 형태로 제작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재미중국인 단체와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추진위원장은 또 "과거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에서도 많은 여성들이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며 "한국과 중국 민간단체가 힘을 합쳐 공통의 문제를 풀어가자는 취지에서 함께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중국 관계자가 부산을 방문해, 현지 답사를 마쳤다. 박 준비위원장도 조만간 중국 베이징 칭화대를 방문해 중국 평화의소녀상 흙인형 1차 모형을 살펴볼 계획이다.
박 추진위원장은 "아픈 역사의 매듭을 풀지 않고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며 "아픈 역사의 현장에 평화의소녀상을 세워 일제의 반인륜적인 만행을 고발하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리기 위한 상징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추진위원장은 이달 중 관련 홈페이지를 개설해 모금활동을 전개해 내년 6월까지 평화의소녀상 건립을 위한 자금을 모을 예정이다. 나아가 민족과여성역사관 건립을 위한 모금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임원철 기자 wclim@busan.com
사진=정종회 기자 jjh@